
코니바이에린, 일본 공략하며 2년 새 매출 2.6배…6년간 배당 없이 쌓은 현금·금융자산 402억원
자본금 1억원으로 출발한 아기띠 회사가 외부 투자 한 푼 없이 현금과 금융자산 402억원을 쌓았다. 코니 아기띠를 만든 코니바이에린은 지난해 매출 823억원, 영업이익 206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1년 전보다 64% 늘었고, 지난해 말 이익잉여금은 477억원에 달했다.
티몬 출신 부부가 외부 투자 없이 키운 회사다. 임이랑 대표가 첫아이를 키우다 만든 아기띠가 사업의 출발점이었다. 2020년 이후 6년간 배당과 은행 차입 없이 번 돈을 회사에 남겼고, 광고와 물류에 지출을 늘리며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목디스크에서 시작한 창업
임 대표는 티몬의 서른 번째 직원으로 입사해 6년간 마케터로 일했다. 첫아이를 안고 다니는 고된 육아 끝에 목디스크를 앓으면서 직접 아기띠를 만들기로 했다. 가볍고 예쁜 아기띠를 구하려던 일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세탁소를 찾아다니며 시제품을 만들었고, 첫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500개 팔렸다. 2017년 9월 사업을 시작한 뒤 이듬해 6월 법인을 세웠다. 그보다 앞선 2018년 1월에는 일본 쇼핑몰을 열어 해외 고객을 만났다.
남편 김동현 이사는 티몬 공동창업자 네 명 중 한 명으로, 티몬플러스 대표를 지냈다. 부부는 코니바이에린을 함께 창업했지만 외부 투자금은 받지 않았다. 김 이사는 2023년 인터뷰에서 "투자 유치가 마냥 좋지는 않다는 걸 알았어요"라고 말했다.
인수·합병 제안에도 임 대표는 2025년 "그럴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말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은 93.7%였다. 외부 주주를 끌어들이는 대신 이익을 재투자하며 사업을 키웠다.
성장 과정에서의 과감한 투자
성장 과정에서 이익이 줄어든 해도 있었다. 2021년 매출은 243억원으로 전년보다 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3억원에서 42억원으로 반감했다. 광고선전비와 운반비, 급여를 한꺼번에 늘린 해였다.
당시 광고선전비는 21억원에서 36억원, 운반비는 26억원에서 42억원으로 늘었다. 급여도 12억원에서 20억원으로 뛰었다. 고객을 모으고 물건을 배송하고 사람을 뽑는 데 쓴 돈이 그해 이익을 깎았다.
광고와 배송, 인력에 지출을 늘린 뒤 매출이 본격적으로 커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2023년 317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823억원으로 2년 만에 2.6배가 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의 2.6배인 206억원으로 늘어 매출의 25%를 남겼다.
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
2021 | 243억원 | 42억원 |
2022 | 268억원 | 63억원 |
2023 | 317억원 | 43억원 |
2024 | 502억원 | 80억원 |
2025 | 823억원 | 206억원 |
출처: 코니바이에린 각 연도 감사보고서, 개별 기준
일반기업회계기준으로 작성한 본사 실적으로, 해외 자회사 실적을 합산하지 않았다.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75억원으로 전년보다 41% 늘었고, 같은 기간 매출은 64% 늘었다.
지난해 판매관리비에서 가장 큰 항목은 95억원에 달한 운반비였다. 해외 소비자에게 제품을 보내는 사업의 성격이 드러난다.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직원은 2024년 말 64명에서 지난해 말 97명으로 늘었다.
배당 대신 쌓아둔 402억원
코니바이에린은 2020년 이후 6년간 배당 없이 이익을 회사 안에 쌓았다. 2020~2025년 재무제표에 차입금은 없고, 외부 투자자를 상대로 한 증자도 없었다. 지난해 말 자본금은 1억원이지만 자산은 638억원에 달했다. 회사는 여윳돈 일부를 금융상품에 넣어 운용했다. 지난해 말 수익증권과 전자단기사채 등을 담은 매도가능증권은 219억원이었다. 금융상품에서 아직 손익에 잡히지 않은 평가차익은 44억원이다.
번 돈 일부는 다른 회사 지분에도 들어갔다. 2020년 말 이미 보유하고 있던 어크로스비 지분은 지난해 말 1.4%, 장부금액은 9819만원이었다. 2022년에는 콘쩌우벤처스 2호에 1억원을 출자했다. 임직원도 스톡옵션으로 성장의 몫을 나눴다. 2023~2025년 스톡옵션 행사로 1362주를 취득했으며, 지난해 행사가격은 주당 약 4만9000원이었다. 지난해 회사가 벌어들인 주당순이익은 16만원이었다.
홍콩 법인 접고 일본에 집중
2020년 보도 당시 매출의 65%가 일본에서 나올 만큼 일본은 초기부터 주력 시장이었다. 회사는 2023년 홍콩 법인을 청산하고, 2023년 10월 도쿄에 지분 100%의 Konny 주식회사를 세웠다. 출자금은 4717만원이었다. 일본 법인에 지급한 외주용역비는 설립 첫해 8,000만원에서 지난해 8억 5,000만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엔화로 보유한 현금은 원화로 114억원, 달러 현금은 46억원이었다. 엔화 현금만 전체 외화자산의 57%를 차지했다.
해외 판매와 자사몰이 사업을 떠받쳤다. 회사 측 집계로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60%, 자사몰 비중은 약 70%였다. 판매국은 120여 개국이며, 아기띠 등 누적 판매는 140만장(2025년 4월 회사 발표)이었다. 국내 출생아가 줄어든 기간에도 해외에서 고객을 넓혔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상 출생아는 2020년 27만2000명에서 2024년 23만8000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25만4000명으로 반등했지만 2020년 수준에는 못 미쳤다.
임 대표는 올해 5월 "넓고 얇게 전 세계를 정복하기보다 한 나라에 공들여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의류 매출을 전년보다 67% 늘리며 아기띠 밖으로 사업을 넓혔다. 올해 매출 목표로는 1300억원을 제시했다. 판매할 물건이 늘면서 재고 관리의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말 재고는 평가충당금 13억원을 반영하고도 165억원으로, 전년 말 123억원보다 늘었다. 의류로 넓힌 사업에서도 재고 부담을 다스리며 이익을 지킬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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