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축’ 대신 ‘신선·RTD’로 포트폴리오 전면 재편
원료난·수익성 악화·소비 트렌드 변화에 생산 중단 결단
플로리다 오렌지 생산 90% 급감… 포트폴리오 전면 재편
글로벌 음료 제조사 코카콜라가 80년 역사의 ‘미닛메이드 냉동 농축 주스’ 생산을 전격 중단한다. 1946년 출시 이후 미국 가정의 아침 식탁을 책임졌던 냉동 캔 주스는 원재료 수급난과 수익성 악화, 그리고 ‘신선함’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 트렌드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글로벌 음료 제조사 코카콜라가 80년 역사의 ‘미닛메이드 냉동 농축 주스’ 생산을 전격 중단한다. 1946년 출시 이후 미국 가정의 아침 식탁을 상징해 온 이 제품의 퇴장은 단순한 품목 정리를 넘어, 원재료 수급난과 ‘설탕 혐오’로 대변되는 건강 중심의 소비 패러다임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코카콜라 컴퍼니는 최근 공식 성명을 통해 “변화하는 소비자 선호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내 냉동 주스 캔 카테고리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오렌지 주스, 레모네이드 등을 포함한 미닛메이드의 냉동 라인업은 올해 4월까지 단계적으로 단종되며, 시장 내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에 맞춰 완전히 사라질 예정이다.
냉동 농축 주스의 시대와 변화: 혁신에서 레트로로
미닛메이드 냉동 캔은 1946년 ‘배큠 푸즈’가 세계 최초로 냉동 오렌지 주스를 유통하며 탄생했다. 당시에는 오렌지를 직접 짜는 번거로움 없이 사계절 내내 주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혁신으로 받아들여졌다. 1960년 코카콜라에 인수된 이후 미국인들은 캔에서 꽁꽁 얼어있는 농축액을 피처에 ‘툭’ 떨어뜨린 뒤 물을 섞어 마시는 방식을 일상의 풍경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1973년 바로 마시는 냉장 주스(RTD)의 등장과 함께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고, 80년이 지난 오늘날 ‘불편한 구식’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퇴장하게 됐다.

중단 배경 ①: 주력 산지 초토화와 원재료 가격 급등
미국 최대 오렌지 산지인 플로리다는 현재 ‘감귤 녹화병(citrus greening)’으로 인해 생산량이 수십 년 사이 90% 이상 급감했다. 이 질병은 수확량을 줄일 뿐 아니라 과실의 맛을 쓰게 만들어 주스의 품질 유지를 어렵게 했다. 원료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 내 냉동 오렌지 주스 캔 가격은 전년 대비 13% 상승한 4.82달러를 기록했다. 수급 불균형과 원가 상승이 겹치며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할 근거가 사라진 것이다.
중단 배경 ②: 포트폴리오 수익성 악화와 ‘롱테일’의 정리
비용 구조 측면에서도 한계가 명확했다. 냉동 캔은 유통과 진열 과정에서 엄격한 냉동 보관이 필수적이라 물류비와 설비 유지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다. 반면 판매량은 매년 하락세로, 닐슨IQ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미국 내 냉동 음료 매출은 약 8% 감소했다. 코카콜라는 주스 카테고리 자체는 성장 중인 만큼, 수익성이 낮은 ‘롱테일(Long-tail)’ 제품을 정리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착즙 주스(NFC)나 제로 슈거 제품군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
중단 배경 ③: 설탕 혐오와 조식 문화의 실종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와 라이프스타일의 변모는 결정타가 됐다. 최근 ‘설탕 줄이기’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오렌지 주스는 ‘건강한 아침’의 대명사에서 ‘액상과당 덩어리’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해졌다. 소비자들은 설탕 함량이 높은 농축 주스 대신 탄산수, 기능성 워터, 단백질 스무디로 눈을 돌리고 있다.
또한, 온 가족이 둘러앉아 피처에 주스를 만들어 마시는 ‘가정 중심 조식 문화’가 실종된 점도 크다. 1인 가구 증가와 출근길에 마시는 ‘온더고(On-the-go)’ 소비가 확산되면서, 해동과 배합 과정을 거쳐야 하는 냉동 캔은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동떨어진 제품이 되었다.
미닛메이드 냉동 캔의 단종은 음료 시장의 세대교체를 상징한다. 80년 전 오렌지 주스 대중화를 이끌었던 혁신은 이제 과거의 유산이 되었다. 코카콜라는 향후 ‘제로 슈거’ 라인업과 신선도를 강조한 프리미엄 착즙 주스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변화한 시장 환경에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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