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요리계 하버드' 출신의 300억 반찬가게 '도시곳간', 화려한 언론 홍보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

 '요리계 하버드' 출신의 300억 반찬가게 '도시곳간', 화려한 언론 홍보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

'요리계의 하버드'라 불리는 세계 3대 요리학교, 미국 뉴욕의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출신 20대 청년 창업가. 최근 외식 업계와 미디어에서 뜨거운 조명을 받고 있는 프리미엄 반찬 편집숍 '도시곳간' 민요한 대표의 화려한 수식어다.

특히 넷플릭스 인기 예능 '흑백요리사'에 '300억 반찬 CEO'라는 타이틀로 출연한 이후, 미디어들은 앞다투어 도시곳간의 성공 신화를 보도하고 있다. 농가와의 상생, 트렌디한 인테리어, 차별화된 메뉴 기획력으로 5조 원 규모의 국내 반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언론을 통해 쏟아지는 '장밋빛 숫자'들과 실제 재무 및 가맹 사업 데이터 사이에는 묵과하기 힘든 괴리가 존재한다. 가맹점주와 예비 창업자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프랜차이즈 본사가, 과장된 언론 플레이로 기업의 실체를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출처: 도시곳간 홈페이지]

매출 250억? 400억?… 개별재무제표가 말해주는 '숫자의 진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시곳간은 2019년 16평짜리 매장으로 시작해 파죽지세로 성장했다고 알려져 있다. 미디어들은 2020년 9억 원 수준이던 매출이 2022년 150억~160억 원으로 뛰었고, 2023년에는 250억 원을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민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올해는 300억 원대, 내년엔 400억 원 이상을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와 기업 데이터 등을 종합해 볼 때, 가맹본부인 도시곳간은 종속기업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개별재무제표 상의 실적이 회사의 진짜 성적표다.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5월 채널A '서민갑부' 등에서 8.5억 원이라고 홍보했던 당해 매출은 실제 4.4억 원에 불과했다. 또한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2022년 160억 원, 2023년 250억 원의 매출 역시, 실제 개별재무제표 상으로는 2022년 38억 원, 2023년 45억 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된다. 회사의 체급을 실제보다 무려 4~5배가량 부풀려 언론에 노출해 온 셈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이 가맹점주들과의 신뢰에 있음을 감안할 때, 목적이 무엇이든 이러한 과장 홍보는 예비 창업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위험이 크다.

67개 매장의 허상… 신규 개점보다 폐점이 많아지는 '위기의 변곡점'

도시곳간 측은 언론을 통해 전국 매장당 평균 월매출이 5000만 원에 달하며, 2만 1000원~2만 3000원대의 높은 객단가와 0.8%대의 놀라운 최저 폐기율을 자랑한다고 강조해 왔다. '흑백요리사' 방송 후 24년에 있었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매장이 67개(직영점 11개, 가맹점 56개)까지 늘어났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실제 가맹 지표는 정반대의 '역성장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실제 데이터 상 2023년 기준 매장 수는 37개(직영 3개, 가맹 34개)였으며, 2024년에는 46개(직영 11개, 가맹 35개)로 확인되었다. 24년 증가한 매장수는 가맹사업이 아닌 투자 받은 자금으로 직영점을 늘린 결과였다. 눈여겨 볼 부분은 급감하는 신규 출점과 늘어나는 폐점 추세다. 홍보 효과가 극에 달했던 2022년 26개에 달했던 신규 개점 수는 2023년 9개로 급락했다. 반면 2023년 한 해에만 계약 해지 9건, 계약 종료 1건, 명의 변경 3건 등 가맹점 이탈이 속출했다. 2024년에도 신규 개점은 7개에 그친 반면, 계약 해지가 6개 점포에 달했다. 미디어에서는 '반찬계의 올리브영'을 꿈꾸며 확장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은 가맹점의 계약해지 속도가 신규 출점을 앞지르기 직전의 변곡점에 도달해 있다.

겉으론 혁신, 속에선 적자 지속… 회사를 지탱하는 건 '벤처 투자금'

외형 부풀리기 이면의 수익성 지표 역시 위태롭다. 화려한 언론 보도와는 달리, 도시곳간은 2022년 영업손실 -2억 원, 2023년 -7억 원, 2024년 -5.8억 원(매출 65억 원 기준)으로 만성적인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적자 상황에서도 도시곳간이 버틸 수 있었던 유일한 동력은 외부 벤처 캐피털(VC)의 자금 수혈 덕분이다. 2022년 소풍벤처스의 초기 투자를 시작으로, 2023년에는 CJ인베스트먼트, 롯데벤처스 등으로부터 추정 기업가치 260억 원에 31억 원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이어 2024년 9월에도 CJ인베스트먼트, 빌랑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추정 기업가치 370억 원에 20억 원의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추가로 유치하며 누적 62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약 60억 원 수준의 외부 수혈 덕에 2024년 말 기준 약 11억 원의 누적 결손금은 방어가 가능한 수준이지만, 본업인 가맹 사업과 반찬 판매에서 자생적인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8명에서 7명으로… 조직의 문제인가, 피봇의 전조인가

가장 뼈아픈 내부의 적신호는 급격한 '인력 이탈'이다. 실제 고용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최대 38명까지 늘어났던 도시곳간의 직원 수는 2026년 1월 기준 단 7명으로 곤두박질쳤다. 불과 1년 만에 조직의 80% 이상이 증발한 것이다.

민요한 대표는 언론을 통해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라며 포부를 밝혔지만, 현재의 직원 규모로는 대대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이나 전국구 가맹 관리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만약 이 인력 감축이 해외 진출이나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피봇팅)을 위한 본사 차원의 '의도된 구조조정'이라면 일말의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계속되는 적자와 가맹점 축소, 직원들의 자발적 '엑소더스(대탈출)'라면, 이는 기업의 내실에 경고등이 켜졌음을 시사한다.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내려와 내실을 직시할 때

도시곳간이 소규모 지역 농가와 협력해 청년 농부들에게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고, 낙후되었던 반찬가게 시장을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숍으로 끌어올린 공로는 인정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내 삶의 원동력은 결핍"이라며 치열함을 강조했던 청년 창업가의 모습 이면에, 팩트와 동떨어진 과장된 숫자들로 가득 찬 '쇼윈도 경영'이 자리 잡고 있다면 대중과 투자자의 신뢰는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금 도시곳간에게 필요한 것은 언론을 향한 '수백억 매출 달성', 'K-푸드 세계화' 등의 거창한 청사진이 아니다. 가맹점주들과 상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익 모델 개선, 그리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바탕으로 한 '진짜 내실 다지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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