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계 회사원 시절 '치주포켓' 착안해 2001년 창업, 홈쇼핑 대박으로 국내 점유율 1위 등극
무리한 외연 확장과 334억 규모 '건설중인자산' 등 부동산 차입금이 본업 잠식
산업은행 차입금 30억 디폴트 및 유동부채가 유동자산 606억 초과해 극심한 자금난
2025년 당기순익 21억 흑자는 부동산 매각에 따른 '착시'…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

[자료: 아쿠아픽 홈페이지]
치과 장비 회사원에서 '구강세정기 전도사'로…아쿠아픽의 탄생과 성장
국내 구강세정기 시장을 개척하고 점유율 70~80%를 석권했던 강소기업 아쿠아픽이 벼랑 끝에 몰렸다.
아쿠아픽의 이계우 대표는 대학 졸업 후 글로벌 1위 치과용 의료기기 회사인 독일계 카보(KaVo) 한국 법인에서 근무하던 그는 "매일 양치질을 하는데 왜 치과에는 환자가 넘쳐날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치아와 잇몸 사이의 2~3mm 틈인 '치주포켓'에 주목했고, 칫솔질만으로는 부족한 구강 관리를 위해 구강세정기의 필요성을 확신하며 2001년 아쿠아픽을 창업했다.
초창기 대만 업체를 통해 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며 수천 곳의 치과에 영업을 뛰었지만, 한 달에 200개도 팔지 못하는 실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홈쇼핑의 문을 두드린 결과, 네 번째 방송에서 하루 만에 8,000개가 매진되는 이른바 '홈쇼핑 대박'을 터뜨리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디자인 개발과 시제품 생산을 거쳐 유일한 '메이드 인 코리아' 구강세정기를 구축했으며, 대한치과의사협회 공식 추천품으로 선정되는 등 국내 최고 브랜드로 우뚝 섰다.
영광 뒤에 숨겨진 그림자…'본업' 외면한 과도한 부동산 투자가 화근
승승장구하던 아쿠아픽의 몰락은 본업인 제조업이 아닌 무리한 외연 확장과 부동산 투자에서 시작됐다.
회사는 오럴케어 전문기업을 넘어 토털 헬스케어 및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아래 대규모 차입 승부수를 던졌다. 문제는 막대한 차입금이 부동산 투자에 묶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쿠아픽은 공장 및 사옥 확보 등을 명목으로 부동산 자산을 대거 사들였고, 2025년 말 기준 '건설중인자산'에만 무려 334억 원(33,453,879,190원)의 막대한 자금이 묶여 있다. 본업인 구강세정기 제조를 통한 이익 창출보다 부동산 관련 차입금과 이자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결국 회사의 숨통을 옥죄는 형태로 작용했다.
산업은행 디폴트 및 유동부채 606억 초과…결국 2년 연속 의견 '거절'
차입금에 의존한 무리한 경영은 결국 치명적인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다. 한울회계법인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쿠아픽은 2025년 6월 18일 산업은행에 대한 차입금 3,000백만원(30억 원)에 대하여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했다.
또한, 2025년 12월 31일로 종료되는 회계연도 기준 동일자 현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무려 60,672백만원(약 606억 원)이나 초과하는 등 극심한 자금난에 빠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외부 감사인은 기업이 정상적으로 존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2024년에 이어 2025년 재무제표에 대해서도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을 근거로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했다.
위기 탈출을 위해 아쿠아픽은 자산 매각 등 재무 지표 개선 시도를 벌였다. 그 결과, 2025년 당기순이익이 약 21억 7,100만 원으로 장부상 흑자 전환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눈속임에 가깝다. 흑자 전환의 실체는 토지와 건물 등을 처분해 얻은 유형자산처분이익 약 71억 4,300만 원(7,143,188,415원)에 의한 기저효과일 뿐, 실제 본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손실은 여전히 18억 9,400만 원(-1,893,583,156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핵심 수익 창출 능력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채 자산을 내다 팔아 연명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결국 기업회생절차 돌입…과거의 영광 되찾을 수 있을까
결국 빚의 굴레를 견디지 못한 아쿠아픽은 지난 2025년 10월 22일자로 서울회생법원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업회생개시를 신청했다. 이후 2025년 11월 21일 동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에 대한 결정 통보를 받았으며, 현재 본격적인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인가된 회생계획안에 따른 채무 조정과 지속적인 자산 매각을 통해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과거 중소 제조사들이 사옥 신축 등 과도한 부동산 투자로 회생에 진입했을 때, 본업 경쟁력이 살아있던 기업들은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아 제3자 배정 유상증자(M&A)를 통해 성공적으로 졸업한 바 있다. 아쿠아픽 역시 '국민 구강세정기'로 불리며 시장을 석권했던 탄탄한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가 남아있는 만큼 이 같은 재기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쿠아픽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주력 사업인 구강세정기 제조 분야에서의 근본적인 매출 회복과 영업이익 창출 구조를 다시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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