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23 THUTHURSDAY, APRIL 23, 2026

상장 꿈꾸던 전기차 충전기 유망주 '클린일렉스', 끝내 기업회생 신청

상장 꿈꾸던 전기차 충전기 유망주 '클린일렉스', 끝내 기업회생 신청

2014년 10월 설립된 클린일렉스는 국내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유망 중소기업이다. 완속 및 급속 충전기 라인업을 자체 구축하고, 스마트 제어 충전(V1G), 과금형 콘센트 등 핵심 충전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국가 R&D 자금 200억 원 이상을 지원받아 25건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하는 등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했으며, 한때 3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며 '기업가치 700억 원' 이야기도 나왔던 회사였다.

상장(IPO) 박차 가하던 중 ...수직 낙하한 매출과 뼈아픈 '매출총손실'

코스닥 상장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졌던 클린일렉스는 2023년 말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4년 10월에는 증권사 출신의 김성철 전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전격 영입하며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이른바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기)'의 도래와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에 따른 과당 경쟁의 파도를 넘지 못했다. 글로벌 진출과 재무구조 개선을 노리며 야심 차게 상장을 준비하던 유망 기업은 결국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2026년 4월 법원에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클린일렉스의 재무 상태가 급격히 붕괴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매출의 수직 하락과 기초 수익 구조의 악화다. 2023년 약 288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24년 174억 원으로 줄어들더니, 2025년에는 약 84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2025년에 발생한 막대한 '매출총손실'이다. 전기차 충전기 제품을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2025년 한 해 동안 발생한 매출원가(약 116억 원)가 전체 매출액(약 84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결과적으로 제품 원가 단가조차 맞추지 못해, 판매비와관리비를 제외하기도 전에 이미 약 31억 원의 막대한 매출총손실을 기록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매출이 3분의 1토막 나는 와중에도 회사의 경비 지출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클린일렉스의 판매비와관리비는 2023년 약 60억 원에서 2024년 48억 원으로 다소 줄어드는 듯했으나, 2025년에 다시 56억 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특히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쏟아부은 연구개발(R&D) 비용이 역으로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 2025년 한 해 동안 경상연구개발비로만 약 31억 원을 지출했다.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막대한 R&D 지출과 유연성 없는 고정비 부담이 맞물리면서, 회사의 2025년 영업손실은 무려 88억 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자료: 클린일렉스 홈페이지]

감당 불가능한 이자 비용과 눈물겨운 '긴급 수혈'

만성적인 운전자금 부족에 시달리던 회사의 금융 부담 역시 목을 졸랐다. 2025년 말 기준 회사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약 71억 9000만 원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매년 약 3억 8000만 원에서 4억 4000만 원 내외의 이자비용이 빠져나갔다.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결손금 확대를 부추기는 뇌관이 됐다. 회사가 벼랑 끝으로 몰리자 경영진은 사활을 건 자금 수혈에 나섰다. 2024년에 약 17억 원 규모의 현금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개인 자금을 회사에 빌려주고 이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약 14억 원 규모)'까지 단행하며 부채를 줄이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2025년 한 해에만 당기순손실이 무려 92억 원을 넘어서면서 이러한 자구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그 결과 2025년 말 기준 총부채(약 125억 원)가 총자산(약 91억 원)을 초과하며 완전 자본잠식(약 -33억 원)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최대주주 변경과 경영진에 남겨진 연대보증의 굴레

재무 리스크가 극에 달하면서 회사의 지배구조와 리더십에도 큰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창업주인 이효영 전 대표이사가 35.01%의 지분을 보유한 확고한 최대주주였으나, 계속된 외부 자금 조달 및 출자전환의 여파로 지분율이 희석되어 2025년 말 기준으로는 허석배 주주가 지분율 16.99%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경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대표이사 역시 창업주인 이효영에서 허석배로 전격 교체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진 막대한 빚의 리스크는 경영진 개인의 어깨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2025년 말 기준 현재, 대표이사는 회사가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에 대해 약 31억 원에 달하는 개인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 인프라 확충의 훈풍을 타고 한때 상장까지 넘보던 기술 유망주 클린일렉스. 그러나 전방 산업의 수요 둔화와 겹친 실적 절벽, 막대한 고정비의 덫을 끝내 피하지 못하고 법원의 회생 절차를 통해 힘겨운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씁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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