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 시뮬레이터 전문기업 크리에이츠가 압도적인 실적 반등을 무기로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나선다. 과거 스팩(SPAC) 합병 추진 당시 불거졌던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의 아픔을 딛고, 이번에는 폭발적인 미국 시장 성장세와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서 시장의 재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다.
'고평가 논란' 스팩 철회 딛고 2년 만의 화려한 귀환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리에이츠는 지난 4월 7일 한국거래소에 일반 직상장을 위한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2024년 2월 상장 계획을 철회한 지 약 2년 만의 재도전으로, 과거 합병 업무를 주도했던 NH투자증권 대신 삼성증권으로 상장 주관사를 전격 교체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앞서 크리에이츠는 2023년 하반기 공모 규모만 5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스팩인 'NH스팩20호'와 합병을 통한 증시 입성을 추진했다. 당시 회사는 최대 41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제시했으나, 국내 스크린골프 1위 기업이자 상장사인 골프존과 비교되며 실적 규모 대비 몸값이 너무 비싸다는 거센 고평가 논란에 직면했다. 크리에이츠는 합병 비율을 조정해 몸값을 2800억~3500억 원 수준까지 낮추며 투자자 설득에 나섰지만, 끝내 스팩 주주들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합병 계약을 자진 해제했다.
인건비 쇼크로 인한 적자 충격…1년 만에 '매출 1000억' 사상 최대 실적으로 극복
크리에이츠가 2년 만에 직상장으로 선회하며 자신감을 보이는 가장 큰 무기는 '극적인 재무 실적의 턴어라운드'다.
크리에이츠의 연도별 손익 흐름을 보면 2019년 별도 기준 매출액 70억 원, 영업이익 17억 원 수준이던 실적이 2021년 매출 313억 원(영업이익 175억 원), 2022년 413억 원(영업이익 128억 원), 2023년 567억 원(영업이익 213억 원)으로 가파른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상장 철회 직후인 2024년에는 국내 골프 시장 침체와 함께 인원 확충 및 판관비 증가의 여파로 연결 기준 8400여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해 기업가치 증명에 난항을 겪는 듯했다. 당시 전체 직원 수가 114명에서 170명으로 크게 늘면서 급여 지출만 189억 원에서 245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고, 광고선전비 역시 크게 늘어난 것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2025년 크리에이츠는 단 1년 만에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 1042억 원, 영업이익 251억 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1000억 클럽'에 입성,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일시적인 비용 증가 요인이 해소된 데다 해외 시장 공략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은 결과다.
골프존과는 확연히 다르다…'유니코' 앞세워 美 시장서 802억 잭팟
크리에이츠가 골프존과 차별화되는 가장 뚜렷한 지점은 수익의 진원지가 '미국 시장'이라는 점이다. 2022년 387억 원이던 국내 매출은 2025년 188억 원으로 반토막 나며 국내 골프 열기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같은 기간 미국 매출은 233억 원에서 802억 원으로 무려 4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미국 등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명실상부한 수출 주도형 기업으로 체질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여기에 크리에이츠는 단순 하드웨어 장비 판매를 넘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딤플(골프공 표면의 파인 홈)의 움직임을 포착해 스핀을 정밀 측정하는 '딤플옵틱스' 원천 기술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유니코(UNEEKOR)'를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나아가 대규모 언어 모델과 물리 데이터를 결합해 골퍼의 스윙을 진단하는 'AI 트레이너'와 실사형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게임데이(GameDay)'를 출시해 정기적인 구독 매출을 창출하는 캐시카우를 구축하고 있다.
크리에이츠와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이번 직상장 과정에서 국내 내수 중심인 골프존 대신, 미국 현지에서 골프 시뮬레이터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피어그룹(비교기업)으로 선정해 기업가치를 정당화할 계획이다. 과거 스팩 합병 당시 목표로 했던 4000억 원 안팎의 밸류에이션을 이번에는 압도적인 실적과 미국발 모멘텀을 통해 증명해 낼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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