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 간 대한민국 디저트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탕후루의 유행이 완전히 꺾이면서, 올해 들어 탕후루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자들의 가맹등록 취소 사태가 매월 발생하고 있다.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우후죽순 생겨났던 관련 가게들이 유행이 휩쓸고 간 자리에 폐업 신고라는 부표만 띄운 채 가라앉는 모양새다.
이어지는 탕후루 가맹본점들의 가맹등록 취소
2026년에 들어서만 탕후루 브랜드들의 연쇄적인 가맹등록 취소가 목격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탕비비탕후루'가 직권에 의해 가맹등록이 취소된 것을 시작으로, 4월 10일에는 '황제탕후루'가 자진해서 가맹등록을 취소했다. 이러한 흐름은 5월에도 이어져 5월 4일에는 '희유(喜YOU)탕후루'가 자진 취소했고, 불과 이틀 뒤인 5월 6일 '대단한 탕후루'마저 자진 취소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된다.
실제로 자영업자들 중심의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탕후루 폐업 여부에 대한 고민의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짧아진 유행 주기 탓에 악성 재고 처리와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점주들이 지금이라도 폐업을 해야 할지, 다른 유행 아이템으로 갈아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매출 92% 급감한 왕가 탕후루
이러한 프랜차이즈의 줄이탈과 폐업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급감한 매출'과 '초광속으로 짧아진 유행 주기'에 있다. 대표적인 탕후루 브랜드인 '달콤 왕가 탕후루'를 운영했던 달콤나라앨리스의 경우 23년 매출 862억에 영업이익 197억에서 25년 매출 20억에 영업손실 23억을 기록하며 매출이 무려 92% 급감했다. 탕후루의 전체적인 유행이 꺼져 가고 포털 검색량이 정점을 찍은 뒤 관련 기업들의 매출 급감이나 가맹 등록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가파른 원재료비 상승도 가맹점주들의 목을 조른 요인이다. 탕후루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재료인 딸기(500g) 가격은 1만 원에서 1만 5,000원으로 50%나 상승했고, 탕후루 완제품 가격 역시 1,500원에서 3,500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인테리어와 설비 투자금 회수를 전제로 문을 연 전문점들은 유행이 시들해지는 속도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속도보다 훨씬 빨라지면서 고스란히 재무적 손실을 떠안게 되었다.
새로운 트렌드가 얼마나 빨리 식을지 고민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SNS와 숏폼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시각적 소비'를 지목한다. 소비자들은 디저트를 맛으로 즐기기보다 “나도 먹어봤다”고 인증하기 위한 콘텐츠의 소품으로 소비하며, 모두가 같은 사진을 올려 더 이상 '힙'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곧바로 새로운 유행으로 등을 돌려버리기 때문이다. 최근 유행했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의 유행 반감기가 탕후루보다 훨씬 짧았고, 곧바로 '봄동 비빔밥'이나 '버터떡' 등으로 대중의 관심이 옮겨간 것이 그 방증이다. 최근에는 다시 '젤리 얼먹'이 유행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식문화 트렌드를 따라가기 상당히 버거워진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영업 현장의 자영업자들은 이제 새로운 메뉴가 얼마나 인기를 끌지보다 그 인기가 얼마나 빨리 식어버릴지를 먼저 계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탄탄한 기본 메뉴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적인 유행만 좇는 사업 방식은 사실상 위험한 도박과 다름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외식업계 전반의 수익성과 안정성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이번 탕후루 가맹사업자들의 연이은 가맹등록 취소 사례는 자영업자들이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가혹한 '유행 리스크'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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