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위 샐러드 프랜차이즈 '샐러디'와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가 최근 나란히 적자로 돌아서며 실적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사모펀드(PEF) 하일랜드에쿼티파트너스를 등에 업은 샐러디가 외형 확장을 위해 다운타우너를 품에 안았으나, 양사 모두 실질적인 비용 증가와 수익성 하락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향후 세밀한 유동성 관리와 본격적인 통합(PMI) 및 시너지 창출 여부가 두 회사의 미래를 가를 핵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샐러디와 다운타우너의 만남, PEF의 '볼트온' 전략
2013년 설립된 샐러디는 신선한 채소 전처리 자동화 공장과 전용 농장을 구축하며 탄탄한 공급망을 바탕으로 국내 샐러드 시장 1위로 자리매김한 F&B 기업이다. 2023년 샐러디의 경영권을 인수한 하일랜드에쿼티파트너스는 단일 브랜드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사 식음료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2024년 12월, 샐러디는 자체 보유 자금을 활용해 수제버거 전문 브랜드 다운타우너의 지분 80%를 기존 주주인 지에프에프지(GFFG)로부터 약 80억 원에 인수했다. 2016년 출범한 다운타우너는 아보카도 버거 등을 앞세워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끈 브랜드다. 샐러디는 자사의 체계적인 공급망 노하우에 다운타우너의 트렌디한 브랜드파워를 결합하여, 단순 합산 매출 500억 원대 이상의 종합 F&B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출처: 다운타우너 인스타그램]
고속 성장 이후 찾아온 정체기… 2019~2025년 손익 흐름
하지만 과거 가파른 외형 확장을 자랑했던 두 회사는 최근 소비 심리 위축과 외식업계 경쟁 심화 속에서 수익성이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운타우너의 매출은 2019년 9억 원 수준에서 출발해 2021년 109억 원, 2022년 155억 원으로 정점을 찍으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2023년(123억 원)과 2024년(124억 원)에 다소 정체기를 겪었고, 2025년에는 131억 원으로 외형이 소폭 반등했다. 매출 반등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악화해 2021년 8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25년 16억 원의 영업손실로 전환되었으며, 1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24년 23억 원에 달하던 보유 현금도 2025년 4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샐러디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별도 기준 2019년 65억 이던 매출이 2022년 311억 원, 2024년 371억 원까지 우상향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2022년에는 4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2025년 들어 매출이 3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4% 감소하며 성장세가 꺾였고, 영업이익은 5억 원 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여기에 대규모 지분 손상차손이 더해지며 무려 64억 원의 당기순손실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다.
다운타우너 비용 증가의 내막과 샐러디 본업의 판관비 부담
다운타우너의 2025년 적자 전환 배경에는 회계적 원가 재분류와 실질적 비용 증가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2024년까지만 해도 124억 원 매출 중 대부분(123억 원)이 상품매출로 인식되었고, 매장 인건비와 임차료 등 운영에 들어가는 큰 비용들은 판관비(80억 원)로 처리되었다. 반면 2025년에는 제품매출(129억 원) 중심으로 수익 구조가 개편되면서, 과거 판관비로 묶여 있던 인건비 등이 대거 제품매출원가(115억 원)로 편입되었다. 이로 인해 2025년 다운타우너의 판관비는 31억 원으로 표면상 급감한 것처럼 나타난다.
이러한 재분류 효과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수익성을 낮춘 주된 원인은 수수료와 원재료비의 동반 상승이다. 판관비 내 세부 항목 중 수수료비용은 2024년 3억 8000만 원에서 2025년 18억 2000만 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샐러디 인수 이후 가맹사업 전개를 위한 인프라 구축, 배달 플랫폼 수수료, 컨설팅 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다. 이 수수료 중 일부(4억 5000만 원)가 모회사인 샐러디로 유입되면서 자회사의 비용이 모회사의 매출을 일정 부분 보전해 주는 효과를 내기도 했으나, 다운타우너 자체의 손실 폭이 커지면서 그 혜택이 상쇄되었다.
모회사인 샐러디 본업 역시 비용 통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매출이 감소하는 와중에 판관비는 2024년 74억 원에서 2025년 92억 원으로 약 24.2% 증가했다. 이는 매출 방어를 위해 마케팅에 비용을 집중적으로 집행하면서 광고선전비가 전년 17억 원에서 31억 원으로 82%나 늘어난 영향이 컸다.
더욱이 당기순손실 규모를 키운 가장 큰 요인은 자회사 지분에 대한 대규모 손상차손 인식이었다. 샐러디는 다운타우너 지분 인수 후 실적 부진에 따른 자회사 가치 하락을 보수적으로 반영하여, 2025년 결산 시 장부가치 중 56억 원을 '관계기업투자주식손상차손'으로 회계상 한 번에 털어냈다. 본업의 영업손실보다 회계상 반영된 지분 손상차손 규모가 전체 적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재무 건전성 확보 및 M&A 시너지 구체화가 관건
실적 정체는 두 회사의 재무 구조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샐러디의 유동부채는 2024년 67억 원에서 2025년 120억 원으로 크게 뛰었다. 다운타우너 인수와 대여금 지급 등 투자 자금이 소요되면서 은행 단기 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 단기차입금 역시 18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급증했다.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5억 원 유출로 돌아서며 현금흐름 개선이 시급해졌다.
잠재적인 우발채무 리스크에 대한 대비도 요구된다. 샐러디는 현재 다운타우너의 은행 차입금에 대해 약 24억 원 한도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다운타우너 기존 주주(GFFG)가 보유한 잔여 지분 20%에 대해 2026년 12월 이후 행사 가능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약정이 걸려 있어, 행사 시 최소 20억 원 규모의 추가 현금이 유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현재의 성장통을 딛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통합의 시너지를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행인 점은 다운타우너가 2025년 6월부터 가맹사업을 본격화하며 샐러디의 노하우와 식자재 공급망을 적극 활용해 사업의 안정성을 높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주인을 맞은 다운타우너와 외형 확장의 승부수를 던진 샐러디가 무리한 마케팅보다는 효율적인 비용 통제와 선제적인 유동성 관리를 통해 M&A의 진정한 가치를 입증해 낼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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