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7.08 WEDWEDNESDAY, JULY 8, 2026

유한이 개발한 폐암약 '렉라자', 세계 판매는 얀센 몫… 유한엔 마일스톤·로열티가 남는다

유한이 개발한 폐암약 '렉라자', 세계 판매는 얀센 몫… 유한엔 마일스톤·로열티가 남는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이 미국과 유럽에서 항암제로 팔리고 있지만, 이 약의 개발·생산·판매는 2018년 기술수출로 미국 존슨앤드존슨(J&J)에 모두 넘어갔다. 유한은 약을 직접 팔지 않고, 계약금·마일스톤과 판매 로열티를 받는다.

유한이 이긴 임상과 세계를 연 임상은 달랐다

유한이 직접 진행한 핵심 임상 'LASER301'은 레이저티닙을 먼저 나온 폐암약 게피티닙과 맞붙인 시험이다. EGFR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 393명을 대상으로, 처음 쓰는 약으로서 두 약의 효과를 비교했다. 레이저티닙을 쓴 환자는 암이 더 나빠지지 않고 버틴 기간이 20.6개월로, 게피티닙(9.7개월)의 두 배를 넘었다. 이 결과로 레이저티닙은 국내에서 '렉라자'로 허가받아 국산 신약 31호가 됐다. 다만 유한이 직접 증명한 범위는 국내 허가까지였다.

미국과 유럽이 레이저티닙을 1차 치료제로 승인한 근거는 LASER301이 아니라 얀센이 따로 진행한 대규모 임상 'MARIPOSA'였다. MARIPOSA는 레이저티닙을 혼자 쓰지 않고, 얀센의 항암제 아미반타맙과 함께 쓰는 병용요법을 세계 표준 폐암약 오시머티닙과 맞비교했다. 그 결과 암이 나빠지지 않고 버틴 기간이 23.7개월로 오시머티닙(16.6개월)을 앞섰고, 2025년 1월에는 환자가 더 오래 살았다는 결과까지 확인됐다. 미국은 2024년 8월, 유럽은 2025년 1월 이 병용요법을 승인했다. 세계에서 팔리는 형태도, 그 승인의 근거가 된 데이터도 유한의 것이 아니었다.

권리를 넘긴 뒤, 유한이 진행하는 임상은 없다

이 구도는 2018년 11월 유한이 얀센에 레이저티닙의 개발·생산·판매 권리를 넘기면서 정해졌다. 선급금 5,000만 달러에 단계별 성과금을 더해 최대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4,000억 원) 규모였고, 한국 밖에서 약을 어떻게 개발하고 어디에 팔지는 전부 얀센의 몫이 됐다. 개발 권리를 넘긴 이상 유한이 임상을 계속 주도할 이유는 없었고, 유한이 끝까지 직접 쥔 임상은 LASER301 하나뿐이었는데 그마저 올해 4월 종료됐다.

이는 임상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유한이 스폰서로 등록한 레이저티닙 임상은 모두 완료됐고 진행 중인 것은 하나도 없다. 반면 다른 약과의 조합이나 새로운 환자군을 대상으로 약의 쓰임새를 넓히는 임상은 지금도 진행 중인데, 이는 국내 병원·연구자와 얀센이 맡고 있다.

기술수출이 유한에 남긴 것

레이저티닙은 개발부터 기술수출, 미국·유럽 승인, 국내 허가까지 완주한 한국 신약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한국 회사가 신약을 세계 시장에 올리는 길은 대개 직접 파는 것이 아니라 큰 제약사에 권리를 넘기는 것이고, 그때부터 임상도 판매도 파트너의 몫이 된다.

기술수출이 실제로 얼마를 벌어다 주는지는 이제 임상이 아니라 유한의 실적에서 드러난다. 유한은 계약금에 이어 미국·일본·중국·유럽의 상업화 단계마다 마일스톤을 받아 2026년 5월까지 누적 3억 달러(약 4,500억 원)를 수령했고, 2024년부터는 얀센의 판매액에 연동된 로열티가 분기 실적에 더해지고 있다. 로열티율 자체는 공개되지 않지만, 기술수출이 유한에 남긴 몫은 이제 이 장부의 숫자로 분기마다 확인된다.


이 기사는 News Epoch가 The Proxy 수집 파이프라인으로 미국 임상등록 시스템(ClinicalTrials.gov)에서 레이저티닙 임상시험을 모아, 스폰서와 진행 상태를 확인해 작성했습니다. 임상 결과 수치와 미국·유럽·국내 허가, 유한-얀센 계약·마일스톤 내용은 임상종양학회지·FDA·유럽집행위·식품의약품안전처·J&J 및 유한양행 공시를 따랐습니다.

염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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