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1.05 THUTHURSDAY, NOVEMBER 5, 2026

첫 투표 뒤 7.7% 올랐던 브라질 증시, 룰라 역전승에 13.9% 폭락

첫 투표 뒤 7.7% 올랐던 브라질 증시, 룰라 역전승에 13.9% 폭락

정권 교체 기대에 사상 첫 20만 돌파…예상 빗나가자 6년 만에 거래 중단

유통주 58% 급락, 수출주는 상승…환율·금리 충격에 업종별 희비

10월 26일 브라질 증시가 폭락했다. 상파울루 증권거래소는 주가가 10% 넘게 떨어지자 30분간 거래를 중단했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3월 이후 6년 만이다. 브라질 대표 주가지수인 이보베스파는 이날 13.9% 하락한 17만6608로 거래를 마쳤다. 불과 3주 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이후 처음 돌파했던 20만 선도 무너졌다.

주가 폭락의 원인은 전날 치른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였다. 금융시장은 야당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유권자의 선택은 달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역전승을 거뒀다. 정권 교체를 기대하며 주식을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매도에 나섰다.

정권 교체 기대에 사상 첫 20만 돌파

브라질 대통령 선거는 10월 4일 1차 투표부터 금융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47.03%를 얻어 룰라 대통령(45.16%)을 앞섰다. 플라비우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두 후보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최종 승자는 25일 결선 투표에서 가리게 됐다.

금융시장은 먼저 플라비우의 승리에 베팅했다. 1차 투표 다음 날인 5일 이보베스파는 7.7% 급등했다. 종가는 20만6911로, 사상 처음 20만 선을 넘었다.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도 약 4% 상승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브라질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인 EWZ는 12.6% 뛰었다.

투자자들이 기대한 것은 재정정책의 변화였다.룰라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금융시장은 정권이 교체되면 정부 지출을 줄이고 재정적자를 축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의 빚이 늘어나는 속도를 늦추고 재정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자산운용사 AGF인베스트먼츠의 페드루 갈지는 당시 로이터에 "시장은 변화와 개혁을 원한다. 높은 재정적자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플라비우의 승리를 예상하며 주식을 사들였다.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만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여론조사는 박빙, 예측시장은 플라비우에 80% 베팅

하지만 결선 투표를 앞둔 여론조사에서는 누구의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알자지라가 전한 막판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사실상 동률이었다. 1차 투표에서 플라비우가 앞서기는 했지만 결선 결과까지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반면 예측시장의 분위기는 달랐다. 사람들이 선거 결과에 돈을 거는 폴리마켓과 칼시에서는 결선 전날 플라비우의 승리 확률이 80%에 육박했다.

여론조사와 예측시장은 성격이 다르다. 여론조사는 유권자의 지지 후보를 묻지만, 예측시장은 참가자들이 예상하는 선거 결과를 거래 가격으로 나타낸다. 예측시장에서 승리 확률이 80%라는 것은 유권자 80%가 해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럼에도 두 지표의 차이는 컸다. 여론조사는 접전을 가리켰지만 예측시장 참가자들은 플라비우의 승리에 훨씬 큰 무게를 뒀다. 주식시장 역시 비슷한 판단을 내렸다. 플라비우가 승리하고 경제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문제는 예상이 빗나갈 경우였다. 선거 결과가 달라지면 정권 교체를 전제로 올랐던 주가도 하락할 가능성이 컸다.

첫 투표에서 뒤진 룰라, 결선에서 역전승

25일 결선 투표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승리했다. 룰라는 51.79%를 얻어 플라비우(48.21%)를 3.58%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1차 투표에서 뒤졌던 룰라가 결선에서 결과를 뒤집었다. 80세인 룰라는 이번 승리로 네 번째 대통령 당선을 확정했다. 브라질 역사상 네 차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룰라가 처음이다.

금융시장이 기대했던 정권 교체는 무산됐다. 투자자들에게는 단순한 선거 패배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정부가 바뀌면 재정적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약해졌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를 반영해 주식의 가치를 다시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6년 만에 거래 중단…이보베스파 13.9% 폭락

시장은 결선 투표 다음 날인 26일 곧바로 반응했다. 이보베스파는 장중 급락하며 거래가 3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브라질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한 것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거래가 재개된 뒤에도 주가는 회복하지 못했다. 이보베스파는 전 거래일보다 13.9% 하락한 17만6608로 장을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였다. 1차 투표 다음 날 기록한 20만6911과 비교하면 3만 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다만 이는 10월 5일 종가와 26일 종가를 비교한 것으로, 그 사이의 주가 변동까지 포함한 수치다.

환율도 크게 흔들렸다. 미국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약 8% 떨어졌다. 달러당 환율은 5.40헤알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전보다 같은 달러를 사는 데 더 많은 헤알이 필요해졌다는 뜻이다.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주가 하락에 환차손까지 겹친 셈이다. 브라질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은 현지 주가가 떨어진 데다 투자금을 달러로 환산할 때도 손실을 입게 됐다.

항목

10월 5일(1차 투표 다음 날)

10월 26일(결선 다음 날)

이보베스파 종가

206,911 (+7.7%)

176,608 (-13.9%)

달러당 헤알 환율

약 5.00 (헤알 강세)

약 5.40 (헤알 약세)

브라질 ETF(EWZ)

+12.6%

-19.8%

주: 등락률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현지 시각 기준.

유통주 58% 폭락, 수출기업은 오히려 상승

같은 브라질 기업이라도 업종에 따라 주가 흐름은 크게 달랐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유통과 금융 등 내수 중심 기업이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가전·생활용품 유통업체 마가지니루이자 주가는 하루 만에 58.2% 폭락했다. 하루 사이 주식 가치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인터넷은행 누뱅크의 모회사 누홀딩스도 16.95% 하락했다.

내수기업이 유독 큰 타격을 받은 데는 금리 부담이 있다.

브라질 정부의 재정적자가 계속 늘어나면 물가와 금리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선거 직후 브라질의 시장금리는 급등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아 소비하는 가계의 부담이 커진다. 기업 역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늘어난다. 특히 할부 판매 비중이 높은 유통업체는 소비 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마가지니루이자처럼 내수 소비와 금리 변화에 민감한 기업의 주가가 시장 평균보다 훨씬 크게 떨어진 이유다.

반면 수출기업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세계적인 펄프 생산업체 수자누의 주가는 약 10% 상승했다. 해외에 제품을 팔아 달러를 버는 기업에는 헤알화 약세가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출로 100만 달러를 벌었다고 가정해 보자. 환율이 달러당 5헤알이면 매출은 500만 헤알이지만, 5.4헤알로 오르면 540만 헤알이 된다. 달러 매출이 같아도 헤알로 환산한 금액은 8% 늘어난다.

물론 수입 원자재와 달러 부채가 많은 기업이라면 환율 상승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은 수자누에는 헤알화 약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입었다.

브라질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EWZ는 이날 19.8% 하락해 34.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현지 주식시장의 하락과 헤알화 가치 하락이 겹친 결과다.

브라질 증시가 하루 만에 13.9% 폭락했지만, 모든 기업의 가치가 같은 비율로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유통과 금융 등 내수기업은 큰 충격을 받았고, 달러 매출이 많은 수출기업은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룰라 재선에도 의회는 보수 우세…재정정책이 변수

선거는 끝났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플라비우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투표시간을 두 시간 연장한 결정을 문제 삼았다. 브라질 대법관 크리스치아누 자닌이 내린 결정이다. 다만 알자지라에 따르면 투표시간 연장은 양측 모두 요청한 사안이었다.

의회 구성도 룰라에게 부담이다.

새 의회에서는 보수 진영이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룰라가 대통령에 재선됐더라도 원하는 정책을 모두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예산과 재정정책을 둘러싼 의회와의 협상이 중요해진 이유다.

금융시장의 관심도 선거 결과에서 실제 경제정책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룰라 정부가 재정적자를 얼마나 줄일지, 늘어나는 국가채무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따라 금리와 환율이 달라질 수 있다. 의회가 정부의 재정정책에 어느 정도 협조할지도 변수다.

이번 브라질 증시 폭락은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다. 1차 투표 이후 투자자들은 플라비우의 승리를 예상하며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나 결선 결과는 정반대였다.

첫 투표 다음 날 7.7% 급등했던 이보베스파는 결선 다음 날 13.9% 폭락했다. 선거 결과를 너무 일찍 확신했던 투자자들이 치른 대가였다.

첫 투표 뒤 7.7% 올랐던 브라질 증시, 룰라 역전승에 13.9% 폭락

정권 교체 기대에 사상 첫 20만 돌파…예상 빗나가자 6년 만에 거래 중단

유통주 58% 급락, 수출주는 상승…환율·금리 충격에 업종별 희비

10월 26일 브라질 증시가 폭락했다. 상파울루 증권거래소는 주가가 10% 넘게 떨어지자 30분간 거래를 중단했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3월 이후 6년 만이다.

브라질 대표 주가지수인 이보베스파는 이날 13.9% 하락한 17만6608로 거래를 마쳤다. 불과 3주 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이후 처음 돌파했던 20만 선도 무너졌다.

주가 폭락의 원인은 전날 치른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였다. 금융시장은 야당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유권자의 선택은 달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역전승을 거뒀다. 정권 교체를 기대하며 주식을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매도에 나섰다.

정권 교체 기대에 사상 첫 20만 돌파

브라질 대통령 선거는 10월 4일 1차 투표부터 금융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47.03%를 얻어 룰라 대통령(45.16%)을 앞섰다. 플라비우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두 후보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최종 승자는 25일 결선 투표에서 가리게 됐다.

금융시장은 먼저 플라비우의 승리에 베팅했다.

1차 투표 다음 날인 5일 이보베스파는 7.7% 급등했다. 종가는 20만6911로, 사상 처음 20만 선을 넘었다.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도 약 4% 상승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브라질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인 EWZ는 12.6% 뛰었다.

투자자들이 기대한 것은 재정정책의 변화였다.

룰라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금융시장은 정권이 교체되면 정부 지출을 줄이고 재정적자를 축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의 빚이 늘어나는 속도를 늦추고 재정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자산운용사 AGF인베스트먼츠의 페드루 갈지는 당시 로이터에 "시장은 변화와 개혁을 원한다. 높은 재정적자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플라비우의 승리를 예상하며 주식을 사들였다.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만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여론조사는 박빙, 예측시장은 플라비우에 80% 베팅

하지만 결선 투표를 앞둔 여론조사에서는 누구의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알자지라가 전한 막판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사실상 동률이었다. 1차 투표에서 플라비우가 앞서기는 했지만 결선 결과까지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반면 예측시장의 분위기는 달랐다.

사람들이 선거 결과에 돈을 거는 폴리마켓과 칼시에서는 결선 전날 플라비우의 승리 확률이 80%에 육박했다.

여론조사와 예측시장은 성격이 다르다. 여론조사는 유권자의 지지 후보를 묻지만, 예측시장은 참가자들이 예상하는 선거 결과를 거래 가격으로 나타낸다. 예측시장에서 승리 확률이 80%라는 것은 유권자 80%가 해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럼에도 두 지표의 차이는 컸다. 여론조사는 접전을 가리켰지만 예측시장 참가자들은 플라비우의 승리에 훨씬 큰 무게를 뒀다.

주식시장 역시 비슷한 판단을 내렸다. 플라비우가 승리하고 경제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문제는 예상이 빗나갈 경우였다. 선거 결과가 달라지면 정권 교체를 전제로 올랐던 주가도 하락할 가능성이 컸다.

첫 투표에서 뒤진 룰라, 결선에서 역전승

25일 결선 투표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승리했다.

룰라는 51.79%를 얻어 플라비우(48.21%)를 3.58%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1차 투표에서 뒤졌던 룰라가 결선에서 결과를 뒤집었다.

80세인 룰라는 이번 승리로 네 번째 대통령 당선을 확정했다. 브라질 역사상 네 차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룰라가 처음이다.

금융시장이 기대했던 정권 교체는 무산됐다.

투자자들에게는 단순한 선거 패배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정부가 바뀌면 재정적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약해졌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를 반영해 주식의 가치를 다시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6년 만에 거래 중단…이보베스파 13.9% 폭락

시장은 결선 투표 다음 날인 26일 곧바로 반응했다.

이보베스파는 장중 급락하며 거래가 3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브라질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한 것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거래가 재개된 뒤에도 주가는 회복하지 못했다. 이보베스파는 전 거래일보다 13.9% 하락한 17만6608로 장을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였다.

1차 투표 다음 날 기록한 20만6911과 비교하면 3만 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다만 이는 10월 5일 종가와 26일 종가를 비교한 것으로, 그 사이의 주가 변동까지 포함한 수치다.

환율도 크게 흔들렸다.

미국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약 8% 떨어졌다. 달러당 환율은 5.40헤알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전보다 같은 달러를 사는 데 더 많은 헤알이 필요해졌다는 뜻이다.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주가 하락에 환차손까지 겹친 셈이다. 브라질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은 현지 주가가 떨어진 데다 투자금을 달러로 환산할 때도 손실을 입게 됐다.

항목

10월 5일(1차 투표 다음 날)

10월 26일(결선 다음 날)

이보베스파 종가

206,911 (+7.7%)

176,608 (-13.9%)

달러당 헤알 환율

약 5.00 (헤알 강세)

약 5.40 (헤알 약세)

브라질 ETF(EWZ)

+12.6%

-19.8%

주: 등락률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현지 시각 기준.

유통주 58% 폭락, 수출기업은 오히려 상승

같은 브라질 기업이라도 업종에 따라 주가 흐름은 크게 달랐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유통과 금융 등 내수 중심 기업이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가전·생활용품 유통업체 마가지니루이자 주가는 하루 만에 58.2% 폭락했다. 하루 사이 주식 가치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인터넷은행 누뱅크의 모회사 누홀딩스도 16.95% 하락했다.

내수기업이 유독 큰 타격을 받은 데는 금리 부담이 있다.브라질 정부의 재정적자가 계속 늘어나면 물가와 금리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선거 직후 브라질의 시장금리는 급등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아 소비하는 가계의 부담이 커진다. 기업 역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늘어난다. 특히 할부 판매 비중이 높은 유통업체는 소비 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마가지니루이자처럼 내수 소비와 금리 변화에 민감한 기업의 주가가 시장 평균보다 훨씬 크게 떨어진 이유다.

반면 수출기업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세계적인 펄프 생산업체 수자누의 주가는 약 10% 상승했다. 해외에 제품을 팔아 달러를 버는 기업에는 헤알화 약세가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출로 100만 달러를 벌었다고 가정해 보자. 환율이 달러당 5헤알이면 매출은 500만 헤알이지만, 5.4헤알로 오르면 540만 헤알이 된다. 달러 매출이 같아도 헤알로 환산한 금액은 8% 늘어난다.

물론 수입 원자재와 달러 부채가 많은 기업이라면 환율 상승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은 수자누에는 헤알화 약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입었다. 브라질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EWZ는 이날 19.8% 하락해 34.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현지 주식시장의 하락과 헤알화 가치 하락이 겹친 결과다.

브라질 증시가 하루 만에 13.9% 폭락했지만, 모든 기업의 가치가 같은 비율로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유통과 금융 등 내수기업은 큰 충격을 받았고, 달러 매출이 많은 수출기업은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룰라 재선에도 의회는 보수 우세…재정정책이 변수

선거는 끝났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플라비우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투표시간을 두 시간 연장한 결정을 문제 삼았다. 브라질 대법관 크리스치아누 자닌이 내린 결정이다. 다만 알자지라에 따르면 투표시간 연장은 양측 모두 요청한 사안이었다.

의회 구성도 룰라에게 부담이다.새 의회에서는 보수 진영이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룰라가 대통령에 재선됐더라도 원하는 정책을 모두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예산과 재정정책을 둘러싼 의회와의 협상이 중요해진 이유다.

금융시장의 관심도 선거 결과에서 실제 경제정책으로 옮겨갈 전망이다.룰라 정부가 재정적자를 얼마나 줄일지, 늘어나는 국가채무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따라 금리와 환율이 달라질 수 있다. 의회가 정부의 재정정책에 어느 정도 협조할지도 변수다.

이번 브라질 증시 폭락은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다. 1차 투표 이후 투자자들은 플라비우의 승리를 예상하며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나 결선 결과는 정반대였다. 첫 투표 다음 날 7.7% 급등했던 이보베스파는 결선 다음 날 13.9% 폭락했다. 선거 결과를 너무 일찍 확신했던 투자자들이 치른 대가였다.

이동열 기자

기업 재무 데이터 · 투자 리포트 · 창업 분석을 한 곳에서

Pitchdeck 체험하기

매주 엄선된 뉴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매주 금요일 발행 · 1초 해지

#Global#Finance#mark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