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정유 호황에 엇갈린 베팅…마라톤은 팔고, 아이칸의 CVR은 빚내 샀다](https://d1gl51xbrxoj65.cloudfront.net/uploads/2026/11/04/1793758945501-op9il9.webp)
미국 최대 정유사 마라톤 페트롤리엄이 3일(현지시간) 중북부 정유소 2곳을 칼 아이칸이 지배하는 CVR 에너지에 42억 달러에 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내놓은 3분기 순이익은 74억 달러로, 한 분기에 번 돈이 매각 대금보다 많을 만큼 정유업이 호황을 누리는 시점이다. 마라톤은 정유소를 판 돈을 멕시코만 연안 사업에 다시 넣기로 했고, CVR은 25억 달러를 빌려 정제능력을 두 배 가까이 키우는 쪽을 택했다.
정유소 2곳과 주유소 590곳
CVR이 사들이는 것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파크 정유소(하루 10만5000배럴)와 노스다코타주 맨단 정유소(7만2000배럴), 그리고 두 공장의 휘발유·경유를 미국 중북부와 북부 대평원 지역 최대 590곳의 브랜드 주유소에 대는 판매 사업이다. 터미널과 파이프라인 같은 물류 자산도 함께 넘어간다. 값은 전액 현금으로 치르고, CVR은 공장 부지의 환경오염 정화 같은 책임도 일부 떠안는다. 계약은 2일 서명됐으며, 미국 하트·스콧·로디노법(HSR)에 따른 반독점 심사 등을 거쳐 올해 말 거래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맨단 정유소의 유해폐기물 처리 허가를 넘겨받으려면 노스다코타주 환경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하고, 서명 후 270일 안에 거래가 끝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반독점 심사가 길어지면 최장 360일).
사상 최고 마진 한가운데서
마라톤의 실적표는 지금 정유업이 얼마나 돈을 버는지 보여준다. 3분기 정제·판매 마진은 배럴당 45.70달러로 1년 전 17.60달러의 2.6배였고, 순이익은 14억 달러에서 74억 달러로, 조정 EBITDA는 32억 달러에서 117억 달러로 뛰었다. 정유 설비는 가동률 100%로 하루 320만 배럴을 처리했고, 조정 주당순이익 26.93달러는 로이터가 전한 시장 예상치(24.47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로이터는 이란 관련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흐름에 차질이 생기고 중동과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이 공격받으면서 세계 연료 공급이 줄어든 것을 호황의 배경으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9월 디젤 정제마진이 사상 최고치에 올랐다고 전했다.
마라톤이 두 정유소를 내놓으려 한다는 소식은 7월 말 블룸버그 보도로 알려졌다. 마라톤은 이번 매각을 중부 내륙 자산을 정리하고 주로 걸프코스트(멕시코만 연안)에 재투자하는 전략의 하나로 설명했다. 매각 대금 가운데 34억5000만 달러는 마라톤이 받아 걸프코스트 투자에 우선 쓰고, 나머지 7억5000만 달러는 관련 물류 자산을 넘기는 자회사 MPLX의 몫으로, 마라톤은 이 물류 자산 값을 2027년 예상 EBITDA의 9배로 계산했다.
EBUTDA는 3.6배 vs 8.3배
호황은 두 정유소의 몸값 계산도 흔들어 놓았다. CVR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두 정유소와 판매 사업의 올해 1~9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1억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억5400만 달러)의 2.4배였다. 순이익도 2억7000만 달러에서 7억6800만 달러로 불었다. 최근 12개월 이익으로 나누면 인수가는 EBITDA의 3.6배 수준이지만, 지난해 연간 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8.3배로 뛴다.
기준 | 인수 대상 EBITDA | 42억 달러의 배수 |
|---|---|---|
2025년 연간 | 5억600만 달러 | 약 8.3배 |
최근 12개월(2025년 10월~2026년 9월) | 11억5800만 달러 | 약 3.6배 |
주: CVR 에너지 보도자료(CVR 회계 기준으로 조정한 수치). 배수는 기본 매매가 42억 달러를 EBITDA로 나눈 값.
부채와 원자재 상인의 돈
텍사스주 슈거랜드에 본사를 둔 CVR은 정유 사업을 하면서 비료 회사 CVR 파트너스의 지분 약 37%를 가진 지주회사로, 이번 인수로 처음 미국 중북부와 북부 대평원 시장에 들어간다. 인수가 끝나면 CVR의 하루 정제능력은 약 20만7000배럴에서 38만4000배럴로 86% 늘어난다. 뉴먼 CEO는 "더 크고 강한 자산을 갖추면 경기 순환 전반에 걸쳐 더 꾸준한 현금흐름을 낼 수 있다"고 인수 이유를 밝혔다. 인수를 반영하면 CVR의 올해 1~9월 EBITDA는 약 9억 달러에서 약 20억 달러로, 주당순이익은 3.73달러에서 7.67달러로 두 배 넘게 불어나고, 회사는 여기에 연간 7000만 달러가량의 비용 절감 효과를 더할 수 있다고 본다.
인수 자금은 부채가 절반을 넘는다. 바클레이스·웰스파고·미즈호가 담보부 대출 25억 달러를 확약했고, 아이칸 측이 5억 달러를 지분으로 넣기로 했다. 원자재 중개 기업 트라피구라는 의결권 없는 전환우선주를 주당 53.37달러에 사들여 8억 달러를 투자하는 동시에 CVR 자회사들과 장기 상업 계약을 맺는다. 트라피구라는 보통주로 바꿔도 지분이 9.5%를 넘지 못하도록 했지만, 이사회 옵서버를 두고 나중에 이사 1명을 지명할 권리도 얻었다. 나머지는 CVR이 가진 현금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자금조달은 거래의 종결 조건이 아니어서, 돈을 구하지 못해 거래가 깨지면 CVR이 매매가의 6%인 2억5200만 달러를 마라톤에 물어줘야 한다. 반대로 마라톤이 고의로 계약을 어기면 5%를 CVR에 낸다.
판 돈은 주주와 걸프코스트로
마라톤은 같은 날 분기 배당을 10% 올리고 자사주 매입 한도 50억 달러를 새로 승인했다. 3분기에만 33억 달러를 주주에게 돌려줬고, 9월 말 쥔 현금은 136억 달러에 이른다. 이번에 마라톤이 받는 34억5000만 달러는 한 분기 주주환원액과 비슷한 규모다.
두 회사의 엇갈린 선택은 정제마진의 향방에 따라 성적표가 갈린다. 마진이 지금 수준을 유지하면 CVR은 이익의 3.6배라는 값에 정제능력을 두 배 가까이 키운 셈이 된다. 두 정유소의 이익이 지난해 수준으로 돌아가면 같은 거래는 8.3배짜리가 되고, 25억 달러 대출의 이자는 그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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