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랩노쉬', '한끼통살', '클룹'을 만든 이그니스가 4년 만에 매출을 13.2배로 불렸다. 식사대용 간편식에서 출발해 닭가슴살, 탄산음료, 색조화장품까지 사업을 넓힌 결과다. 지난해 매출은 1931.8억원, 영업이익은 62.2억원이다. 닭가슴살 업계 경쟁사인 허닭과 푸드나무보다 매출도 많고 이익률도 높다.
출발점은 식사대용 간편식 '랩노쉬'였다. 박찬호 대표는 창업 실패 뒤 직장 생활로 모은 적금을 털었다. 미국 소일렌트에서 영감을 얻어 아시아 시장의 빈틈을 겨냥했다. 출시 1주일 전 제품을 전면 재설계하고 2개월을 더 개발했다. 그렇게 내놓은 랩노쉬는 크라우드펀딩 목표를 넘어섰다. 이후 닭가슴살 '한끼통살', 음료 '클룹'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성장 속 두 차례 흑자 전환
성장 과정에서 이익이 꾸준히 늘어난 것은 아니다. 2022년 매출은 전년의 3.4배로 뛰었지만 영업손실은 87.2억원이었다. 그해 8월 개폐형 캔 마개의 국제특허를 가진 독일 기업 엑솔루션을 인수했고, 석 달 뒤인 11월 이 기술을 적용한 캔음료 브랜드 '클룹'의 첫 제품(제로슈거 탄산수)을 내놨다. 초도 물량 100만캔은 3주 만에 팔렸다. 외형 확대와 적자가 겹친 시기다. 이듬해 매출은 전년보다 88.8% 늘어난 946.9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이 커지면서 이익도 회복한 흐름이다.
2024년에는 색조 뷰티 브랜드 '브레이'를 내놓았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 44.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당시 적자 배경으로 인프라 투자를 들었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회사 측은 브레이 해외 판매 등 사업 다각화와 투자 효율화를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이 흐름이 이어지며 2025년 연간으로도 흑자를 지켰다.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248.0억원으로 전년보다 79.5% 늘었다. 매출의 12.8%를 광고에 쓰면서도 흑자를 냈다. 다만 광고 효율이 떨어지면 늘어난 비용이 이익을 줄일 수 있다. 광고 확대와 수익성 회복이 계속 함께 갈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식품 밖으로 넓힌 성장 기반
브랜드별 성과는 사업 확장의 배경을 보여준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한끼통살은 온라인 닭가슴살 시장 점유율 약 30%를 확보했다. 클룹은 론칭 이후 3년 만에 매출이 23배로 늘었다. 신생 브랜드 특성상 초기 매출이 작아 배수가 크게 나타난 측면도 있다. 기존 식품과 새 음료 사업이 나란히 매출 기반을 넓혔다.
브레이는 출시 8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1년 만에 일본·북미 등 30여개국에 진출했다. 식품과 다른 소비 영역에서도 해외 판매망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사업목적도 건강식품 중심에서 생활용품과 글로벌 소비재 유통으로 넓어졌다.
확장에는 외부 자금이 뒷받침됐다. 설립 이후 여러 차례 제3자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했으며, 발행한 우선주는 모두 상환전환우선주(RCPS, 일정 조건에서 현금으로 되갚거나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우선주다. 최근에는 5,000억 기업가치에 300억의 Pre-IPO라운드를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개별 기준 | 이그니스 | 허닭 | 푸드나무 |
|---|---|---|---|
매출액 | 1931.8억원 | 349.3억원 | 776.7억원 |
매출총이익률 | 46.4% | 34.0% | 34.9% |
영업이익률 | 3.2% | 1.0% | -9.5% |
※ 표 출처: 기업데이터 플랫폼 피치덱.
경쟁사 비교에 드러난 위치
지난해 개별 매출은 허닭 349.3억원, 푸드나무 776.7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각각 1.0%, 마이너스 9.5%였다. 이그니스는 두 회사보다 큰 매출에 3.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제품 판매에서 남기는 이익의 비중도 차이가 났다. 이그니스의 매출총이익률은 46.4%였다. 허닭 34.0%, 푸드나무 34.9%를 웃돌았다.판매 이후 광고·운영비를 감당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컸다는 분석이다.
이 비교에는 사업 구성의 차이도 반영돼 있다. 이그니스에는 닭가슴살 외에 음료·뷰티 매출이 포함된다. 높은 이익률을 특정 브랜드 하나의 성과로 돌리기는 어렵다. 다각화 이후 회사 전체의 수익성이 경쟁사를 앞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그니스는 2024년 하나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며 지난 3월 올해(2026년) 매출 목표로 3000억원을 제시했다.다음 관건은 광고와 신사업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2025년 확보한 이익을 키우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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