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1.05 THUTHURSDAY, NOVEMBER 5, 2026

카무트 다음은 파로…4년 만에 매출 30배 그레인온의 장사법

카무트 다음은 파로…4년 만에 매출 30배 그레인온의 장사법

홈쇼핑 방송에서 소개한 곡물 효소가 초도 물량에 예비 물량까지 모두 팔렸다. 매진을 알린 제품은 그레인온의 '골드 카무트 효소'였다. 그레인온은 카무트와 파로 등 고대곡물로 효소와 식품을 만드는 회사다. 2021년 4월 설립했고, 안창석 대표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회사를 이끈다.

성장의 축은 제품 확대와 판매망, 외주 생산이다. 곡물 하나를 효소와 식품으로 넓혀 팔고, 홈쇼핑과 매장·온라인몰에서 고객을 만났다. 그런데 화려한 매진 기록 뒤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줄고, 영업으로 손에 쥔 현금은 6억원에 그쳤다.

[출처: 그레인온 홈페이지]

카무트 효소에서 파로 식품으로 넓혔다

출발점은 2023년 3월 내놓은 골드 카무트 효소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효소G를 선보이며 후속 제품을 보탰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2024년 2월 1일 GS홈쇼핑 방송에서 초도 물량이 1시간 만에 매진됐다. 예비 물량까지 모두 팔려 전체 판매 규모는 약 8억원, 1,400만포에 달했다.

2024년에는 카무트에 파로를 보탰다. 3월 파로 밀과 카무트 프리미엄 효소90을 내놓았다. 이어 6월 고단백질바, 7월 누룽지, 9월 저당 단백칩까지 파로 식품을 잇달아 냈다. 10월에는 르셀란테 파로효소로 효소 제품에도 파로를 넣었고, 지난해에는 골드 파로효소 캡슐레이션을 선보였다.

카무트로 연 시장에 파로 제품을 보태 소비자에게 다시 소개할 상품을 늘린 셈이다. 홈쇼핑 밖에서도 올리브영·백화점 매장과 네이버·자사몰에서 판다. 방송으로 제품을 알리고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살 수 있게 판매 창구를 갖췄다.

제품은 외부 공장에서 만든다. 지난해 외주가공비만 457억원으로, 기획과 판매는 그레인온이 맡고 제조는 외부 공장이 전담하는 분업 구조다. 외주 생산은 자체 설비만으로 물량을 감당할 때보다 판매 확대에 대응하기 쉽다. 대신 물량이 늘 때 외부 제조업체에 지급하는 가공비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매출 30% 늘었지만 이익은 20% 줄었다

개별 기준 매출은 2022년 59억원에서 2025년 1,752억원으로 약 30배가 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약 3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20% 줄었다.

연도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2022

59.4억원

7.9억원

13.3%

2023

447.2억원

47.7억원

10.7%

2024

1,353.3억원

138.6억원

10.2%

2025

1,751.9억원

110.7억원

6.3%

출처: 그레인온 2025년 감사보고서(개별) 및 피치덱 기업연도성과.

2024년은 감사보고서의 비감사 비교재무제표(K-IFRS 전환 조정 반영), 2025년은 감사 수치.

지난해 판매수수료는 469억원, 광고선전비는 321억원이었다. 감사보고서의 성격별 비용 기준으로, 두 항목을 합치면 매출의 약 45%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판매수수료 비중은 29.1%에서 26.8%, 광고비 비중은 21.6%에서 18.3%로 내려갔다.

이익을 압박한 쪽은 제조 비용이다. 외주가공비가 매출보다 빨리 늘면서 매출원가 비중은 31.0%에서 38.2%로 올랐다. 상품을 알리고 파는 비용 비중이 내려간 효과를 제조 비용 증가가 눌렀다.

외주가공비 늘고, 재고와 받을 돈도 쌓였다

지난해 매출을 100원으로 놓으면 판매수수료에 약 27원, 광고에 약 18원이 들었다. 외주가공비도 약 26원으로, 생산과 고객 확보에 들어가는 비용이 컸다.

2025년 매출 100원 대비 주요 항목

금액

외주가공비

26.1원

판매수수료

26.8원

광고선전비

18.3원

원재료·상품 매입

14.2원

운반비

3.6원

영업이익

6.3원

출처: 그레인온 2025년 개별 감사보고서 성격별 비용 주석 및 손익계산서. 각 항목을 매출로 나눈 값이며 현금 지출 배분표는 아니다.

원재료·상품 매입은 재고로 남은 몫을 빼기 전 금액이다. 재고 변동과 기타 비용 등을 생략해 합계가 100원과 일치하지 않는다.

외주가공비는 2024년 277억원에서 지난해 457억원으로 약 65% 늘었다. 매출 증가율의 두 배를 웃돌면서 원가 부담을 키웠다. 다음 과제는 판매량을 늘리면서 제품을 만드는 비용까지 붙드는 일이다. 원재료·상품 매입도 161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 매입액이 모두 지난해 비용이 된 것은 아니다. 팔리지 않고 창고에 남은 물품은 당장의 비용에서 빠진다. 지난해 말 재고는 203억원으로 전년 말 107억원의 두 배에 가까웠다.

재고 가운데 제품은 31억원에서 91억원으로 늘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물품인 미착품도 58억원에서 71억원으로 증가했다. 재고로 남은 물건은 앞으로 팔 수 있지만, 확보하는 데 들어간 돈은 팔려서 회수될 때까지 묶인다.

이미 팔고도 아직 받지 못한 돈인 매출채권도 70억원에서 130억원으로 늘었다. 팔 물건과 받을 돈이 함께 불어나면서 일상 영업에 필요한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손에 쥔 현금은 약 6억원이다. 영업이익 111억원과 105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재고와 매출채권에 돈이 묶인 데다 법인세로 37억원을 낸 결과다.

2024년 땅과 건물 사고, 이듬해 100억원 조달

그레인온은 2024년 토지와 건물을 약 105억원에 사들였다. 같은 해 기계장치에도 약 18억원을 투입하며 생산 기반에 돈을 넣었다. 지난해에는 기계장치 13억원에 더해 시설장치와 건설중인자산에 약 14억원을 썼다. 외주 생산을 활용해 커진 회사가 자체 생산설비에도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자금 조달은 2025년 7월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으로 이어졌다. 아주좋은벤처펀드2.0이 75억원, 아주좋은초격차스케일업펀드가 25억원을 투자해 모두 100억원을 유치했다. 이 우선주는 투자자가 원금 상환을 요구하거나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주식이다. 전환가격 조정 조항에는 앞으로 기업공개를 할 때 정해질 공모가를 기준으로 삼는 내용까지 담겼다.

사업 확장은 자회사 인수와 설립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꿈미디어와 로지온코리아를 인수했고, 로지온코리아 인수에는 5억원을 썼다. 같은 해 오엔코스메틱도 새로 설립했다. 지난해 말 자회사는 국내 네이처블과 베트남 NATUREBLE을 포함해 모두 5곳이다. 해외 판매 창구로는 싱가포르 쇼피와 일본 큐텐·라쿠텐을 뒀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99%는 한국에서 나왔다.

앞으로는 생산설비 투자가 가공비 부담을 낮추고, 해외 판매가 이익을 보탤지가 관전 포인트다. 다음 홈쇼핑 매진 소식이 이익과 현금이 함께 쌓이는 성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동열 기자

기업 재무 데이터 · 투자 리포트 · 창업 분석을 한 곳에서

Pitchdeck 체험하기

매주 엄선된 뉴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매주 금요일 발행 · 1초 해지

#F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