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1.05 THUTHURSDAY, NOVEMBER 5, 2026

[Global] 인스타카트 사는 도어대시…거래 끝내는 데 왜 2년 걸리나

[Global] 인스타카트 사는 도어대시…거래 끝내는 데 왜 2년 걸리나

주당 65달러·170억 달러 인수…규제로 무산 땐 도어대시 위약금 12억5000만 달러

미국 음식배달 1위 도어대시가 29일(현지시간) 장보기 배달 앱 인스타카트를 170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음식배달에서 장보기로 사업을 넓히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이스라엘의 반독점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양사는 계약 단계부터 승인 대기 기간을 최장 2년으로 잡았다.

음식배달보다 큰 장보기 객단가

도어대시가 눈여겨본 장보기 시장은 객단가(주문 한 건당 결제액)가 크다. 인스타카트의 객단가는 도어대시의 3배가량으로 추산된다. 토니 쉬 도어대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공동 보도자료에서 “장보기는 온라인에서 제대로 하기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인스타카트는 약 10만 곳의 매장, 2200개 넘는 소매 브랜드와 연결돼 있다. 음식배달을 주력으로 키운 도어대시는 인스타카트를 인수해 장보기 주문과 소매업체와의 거래를 함께 늘릴 수 있다. 주문 규모가 큰 시장에서 월마트·아마존과 맞서겠다는 구상이다.

웨드부시의 이갈 아루니언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가 합치면 월마트·아마존과 맞설 결정적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도어대시가 타깃·고퍼프 등을 포함한 당일 배송 업체들과 경쟁한다는 논리를 펼칠 가능성을 짚었다.

두 회사는 대시패스와 인스타카트+ 회원이 회비를 한 번만 내도록 혜택을 묶을 계획이다. 도어대시는 소비자들이 아끼는 회비가 연간 총 약 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인스타카트 고객은 인수 뒤 5만 곳 넘는 매장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주당 65달러, 브랜드·앱은 유지

양사가 이날 낸 공동 보도자료에 따르면 인수 가격은 주당 65달러다. 인수설 보도 직전 거래일인 22일 종가에 26% 웃돈을 얹은 값으로, 인스타카트 지분가치는 약 170억 달러로 매겨졌다. 대금은 최소 75%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도어대시 주식은 최대 25%까지 쓴다. 인스타카트 주주는 현금이나 주식, 또는 둘을 섞어 받을 수 있으며, 주식 신청이 정해진 물량을 넘으면 비율에 맞춰 배분한다.

인스타카트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거래를 승인했고, 지분 약 19%를 가진 주주들도 찬성하기로 약정했다. 합병 뒤 인스타카트는 도어대시의 완전자회사가 된다. 도어대시는 인스타카트의 브랜드와 앱, 소매업체에 공급하는 기술 상품을 유지하기로 했다.

코로나 호황기 절반에 못 미치는 몸값

이번 매각 가격은 인스타카트가 코로나19 때 인정받았던 기업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CNN과 CBS에 따르면 비상장 투자금을 받던 2021년 초 기업가치는 390억 달러였다. 배달 호황을 누리던 시기다.

2023년 나스닥 상장 때는 기업가치가 약 100억 달러로 줄었다. 이번 인수 가격은 당시 공모가의 약 2.2배다. 상장 때보다는 몸값을 높였지만, 코로나 호황기의 높은 평가를 되찾지 못한 채 도어대시와 인수 계약을 맺었다.

시점

기업가치

비고

2021년 초

390억 달러

코로나 배달 호황 때 비상장 투자

2023년 9월

약 100억 달러

나스닥 상장, 공모가 30달러

2026년 10월

약 170억 달러

도어대시 인수가, 주당 65달러

주: CNN·CBS의 2023년 보도, 양사 공동 보도자료(2026년 10월 29일).

발표 당일 주가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야후파이낸스와 로이터 보도를 보면 도어대시는 장중 5% 안팎 올랐고 인스타카트는 2% 가까이 내렸다. 인스타카트는 인수설이 처음 보도된 뒤 주가가 미리 올라 있었다.

보유 현금보다 많은 인수 대금

도어대시는 인수 대금에 상당한 차입금을 보태야 한다. 발표한 거래액과 현금 지급 비율로 계산하면 현금으로 약 127억500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 도어대시 실적 자료상 9월 말 보유 자금은 현금성 자산과 단기투자를 합쳐 약 60억 달러다. 회사는 보유 현금을 쓰고 나머지는 차입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JP모건은 1년 만기 단기 인수금융(브리지론)을 무담보로 제공하기로 확약했다. 도어대시는 자금 조달을 거래의 성립 조건으로 걸지 않았으며, 인수 후에도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같은 날 발표한 3분기 순이익은 4억66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1% 늘었다. 매출도 46억 달러로 늘었으며, 지난해 사들인 영국 배달업체 딜리버루 실적이 더해진 영향도 있다. 실적이 커지는 가운데 대출로 인수 자금을 마련하면서 신용등급도 지켜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미국·캐나다·이스라엘 승인에 최장 2년

자금 마련과 함께 넘어야 할 관문은 여러 나라의 반독점 심사다. 인스타카트 운영사 메이플베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합병계약서를 보면, 거래를 끝내려면 미국 반독점 사전 심사(HSR)의 법정 대기기간이 지나야 하고 캐나다 경쟁법과 이스라엘 경제경쟁법에 따른 승인도 받아야 한다. 인스타카트 주주총회도 통과해야 한다.

양사는 승인 절차가 길어질 가능성을 계약서에 반영했다. 계약 시한은 서명 후 12개월이지만, 나머지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반독점 승인만 남으면 3개월씩 최대 네 차례 자동 연장한다. 계약을 유지하며 승인을 기다리는 기간이 최장 2년까지 늘어나는 구조다.

거래 무산 시 위약금은 양사가 다르게 정했다. 규제 문제로 거래가 무산되면 도어대시가 12억5000만 달러를 지급한다. 인스타카트가 제3자의 더 유리한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면 6억5000만 달러를 내도록 계약서에 담았다. 도어대시는 거액의 위약금을 감수하면서 규제 승인을 기다리기로 했다.

시장 지배력과 개인정보 가격 조사가 변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들여다볼 대목은 두 회사의 시장 지배력이다. 로이터가 인용한 얍잇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배달앱 주문 점유율은 도어대시 65.1%, 우버이츠 25.8%, 인스타카트 9.1%였다. 음식뿐 아니라 소매·장보기 주문을 포함한 집계다.

당국은 이미 배달앱의 소비자 개인정보 활용 방식을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FTC는 발표 전날인 28일 도어대시와 인스타카트 등이 개인 데이터로 가격과 배달원 임금을 정하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에는 같은 물건을 소비자마다 다른 값에 파는 인스타카트의 가격 실험을 들여다봤으며, 인스타카트는 비판이 일자 실험을 중단했다.

경쟁 범위를 어디까지 잡느냐에 따라 양사의 결합을 바라보는 시각도 갈린다. 잭 스탬버 이마케터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두 회사, 특히 장보기 배달에서 상당히 겹친다”고 말했다. 린지 오언스 그라운드워크 콜래보러티브 대표는 같은 매체에 이번 거래가 “명백히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양사가 예상한 거래 종결 시점은 2027년 말이나 2028년 상반기다. 스탬버가 규제 장벽을 가장 큰 변수로 꼽은 만큼, 이 일정의 성사 여부도 반독점 심사에 달려 있다. 관건은 도어대시가 장보기 배달의 경쟁 우려를 해소하고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얻느냐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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