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1.05 THUTHURSDAY, NOVEMBER 5, 2026

한화오션 목표가 13만→5만원…'수주잔고 프리미엄'에 제동 건 JPM

한화오션 목표가 13만→5만원…'수주잔고 프리미엄'에 제동 건 JPM

실적은 예상 부합했지만 평가 잣대는 2028년 이익으로 교체

한화는 오스탈USA 인수 협상…미국 함정·핵잠수함 공급망 확대 추진

상선 마진 둔화와 미국 조선소 적자, 성장 기대를 이익으로 바꿀 시험대

일감은 3년치 넘게 쌓여 있는데 목표주가는 반 토막 아래로 떨어졌다. JP모건이 한화오션의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3분기 실적은 대체로 예상에 들어맞았다. 달라진 것은 실적보다 회사를 평가하는 잣대다. 수주잔고에 값을 매기던 방식에서 벗어나 2028년에 벌어들일 이익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다시 계산했다.

한화그룹은 그 사이 미국 함정 시장을 향한 투자를 밀어붙이고 있다. 필리조선소에 이어 오스탈USA 인수 협상이 계약 문서를 논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상선의 이익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고와 미국 해군 공급망 진입이라는 성장 전략이 맞물린 시점이다. 조선주가 다음 단계로 가려면 이미 쌓은 일감에서 남길 이익과 새 사업에 들어갈 비용을 함께 설명해야 한다.


360억달러 일감보다 2028년 이익을 보겠다는 선언

한화오션의 3분기 매출은 3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4860억원으로 JP모건 추정에 대체로 부합했다. 수주잔고도 약 360억달러로 3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연초 이후 신규 수주는 77억달러다. 상선 38척과 해양 프로젝트 4건, 특수선 2척이 수주 목록에 올랐다.

목표가 급락의 출발점은 이 숫자들을 읽는 방식에 있다. JP모건은 기존 수주잔고 대비 주가 배수 0.77배를 적용하던 평가법을 버리고, 2028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주가수익비율(PER) 8배를 적용했다. 13만원에서 5만원으로의 변경은 제시된 금액 기준 약 61.5% 하향이다.

수주잔고는 앞으로 조선소를 채울 일감을 보여준다. 그러나 같은 규모의 계약도 수주 당시 선가와 건조 원가, 환율에 따라 남기는 이익이 달라진다. 고가에 받은 배를 차례로 건조하는 동안에는 일감 증가와 이익률 개선이 함께 주가를 밀어올린다. 그 구간이 지나면 시장의 관심은 잔고의 크기에서 다음에 건조할 배의 수익성으로 옮겨간다.

JP모건은 한화오션이 그 전환점에 다가서고 있다고 판단했다. 투자자들의 초점이 호황의 정점보다 사이클 중간의 이익 수준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미 해군 사업의 잠재 가치도 새 목표가에서 제외했다. 명확한 수주 계기와 사업 가시성이 확보되면 다시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마진 선박 다음에 무엇을 건조할 것인가

JP모건이 지목한 핵심 변수는 상선의 수익성이다. 한화오션 상선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7.4%로, 2분기 고점인 23%에서 내려왔다. 환율이 영향을 미쳤고 JP모건 예상치 18%에도 소폭 못 미쳤다.

더 큰 관심은 내년 이후다. JP모건은 2023~2024년에 수주한 고마진 물량에서 2025~2026년 수주 물량으로 건조 대상이 바뀌면서, 2027년부터 제품 구성 개선 효과가 둔화할 것으로 봤다. 조선 부문 영업이익률 가정을 15%에서 14%로 낮추고, 시장의 2027년과 2028년 영업이익 전망에 각각 19%, 23%의 하방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4분기에는 노조 협상 타결에 따른 일회성 지급도 부담으로 꼽았다. 이에 영업이익 추정치를 2300억원에서 2020억원으로 낮췄다. 단기 비용 증가와 중기 건조 물량의 수익성 변화가 동시에 이익 전망을 누르는 구조다.

방어 수단도 있다. 한화오션은 6월 이후 신규 계약과 기존 수주 물량의 환헤지 비율을 높였다. JP모건은 이에 따라 특히 2027년부터 환율 영향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LNG선과 초대형 유조선·가스선의 신규 수주 기회도 남아 있다. 결국 관건은 기존 고마진 물량을 소화하는 동안 다음 일감을 어떤 가격과 조건에 채워 넣느냐다.


한화가 사려는 것은 미국 함정 시장의 생산 거점

한화가 오스탈USA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미국 내 함정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오스탈USA는 미국 해군과 해안경비대에 함정을 공급하고, 버지니아급·컬럼비아급 핵추진잠수함 모듈 생산에도 참여한다. 상선 건조 중심의 사업을 넘어 미국 국방 예산과 연결된 공급망에 발을 넓힐 기회다.

오스탈 회장은 27일 거래계약 문서를 협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도 실사를 마치고 가격 협상에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한화디펜스USA가 제시한 기업가치는 10억5000만~12억달러다. 경쟁자인 와일드캣의 제안은 12억5000만~13억5000만달러로 더 높다. 양측 제안은 현재 비구속적이며, 최종 계약과 미국 정부의 규제·안보 심사가 남아 있다.

오스탈USA는 앨라배마주 모빌 조선소에 4억5000만달러를 들여 모듈 제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올해 6월 1단계 가동을 시작했고 12월 전체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필리조선소에 더해 함정과 핵잠수함 모듈을 생산하는 미국 내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이 확장 전략은 JP모건이 제기한 질문과도 연결된다. JP모건은 미 해군 사업의 진전을 평가하려면 미국 국방·해군 예산이 구체화되고, 미국 밖에서 수주 물량을 수행할 수 있는지 등이 정리돼야 한다고 봤다. 어디에서 배를 만들 수 있느냐가 건조 비용과 수익성을 가르기 때문이다. 현지 생산 거점 확보는 한화가 이 문제에 대응하는 한 가지 수단이다.

그룹의 미국 사업 확대가 한화오션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경로는 투자 구조에 달려 있다. 오스탈USA 인수 제안 주체는 한화디펜스USA다. 향후 지분과 자금 부담, 계열사 간 건조·기술 협력 범위가 정해져야 한화오션이 맡을 역할과 가져갈 수익도 드러난다.


미국 조선소를 사는 가격보다 정상화 비용이 중요하다

오스탈USA에는 성장 기회와 함께 손실 계약도 붙어 있다. 오스탈의 2026회계연도 미국 사업 매출은 13억 8,260만호주달러, 영업손실은 2억 280만호주달러였다. 함정 건조에서 2억 2,500만호주달러 손실이 발생했고, 유지보수·지원 사업이 2,220만호주달러 이익을 냈다. 기존 함정 계약의 비용 증가와 손실충당금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따라서 인수 경제성은 매입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존 계약의 초과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미국 정부와의 계약금액 조정과 비용 보전이 얼마나 이뤄지는지에 따라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이 달라진다. 새 시설의 생산능력이 늘어도 손실 계약을 같은 조건으로 수행하면 매출 증가가 현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한화시스템의 3분기 실적에서도 조선소 손익의 무게가 드러났다. 매출 8,316억원과 영업이익 991억원으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는데, 상상인증권은 필리조선소 매각에 따라 해당 실적이 제외되면서 기타 부문의 적자가 줄어든 것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중동 방산 수출과 ICT 사업 성장에 더해 연결 실적에 포함되는 사업의 변화가 이익을 움직였다.

상상인증권은 수출 확대를 근거로 한화시스템의 매수 의견과 목표가 9만원을 유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중립 의견을 제시하며 보고서 제목을 '수출이 키운 이익, 4분기는 투자'로 잡았다. 현재 사업이 벌어들이는 이익과 신규 투자에 들어갈 돈을 함께 봐야 하는 시기다.


수주에서 이익으로, 미국 진출도 같은 잣대를 받는다

JP모건의 평가 변경은 조선업 전체의 호황 종료 선언보다 한화오션에 적용하던 기대의 가격을 다시 매긴 조치에 가깝다. 이미 확보한 일감에는 앞으로 남길 이익을 묻고, 미국 함정 사업에는 실제 수주와 생산 조건을 요구했다. 새 목표가에서 빠진 해군 사업 가치를 되찾는 길도 그 조건을 채우는 데 있다.

한화의 오스탈USA 인수 추진은 미국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는 승부수다. 동시에 기존 계약 손실과 현지 생산 비용을 끌어안는 투자이기도 하다. 상선에서는 고마진 물량 이후의 이익을 지켜야 하고, 미국에서는 생산 거점을 수익성 있는 계약으로 채워야 한다.

수주잔고는 조선소가 몇 년을 일할 수 있는지 말해준다. 주주에게 돌아갈 몫은 그 배를 얼마에 지어 얼마를 남기느냐에서 나온다. 한화가 미국에서 확보하려는 새 일감도 결국 같은 계산서를 받아 들게 된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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