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22 TUETUESDAY, SEPTEMBER 22, 2026

메디큐브 제품 만든 노디너리, 매출 511억…한 고객이 58%

메디큐브 제품 만든 노디너리, 매출 511억…한 고객이 58%

메디큐브와 아누아처럼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K뷰티 브랜드 뒤에는 소비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제조사가 있다. 2020년 설립된 노디너리도 그중 하나다.

노디너리 홈페이지에는 메디큐브 PDRN 핑크 원데이 세럼과 제로 모공 패드, 에이프릴스킨 클렌징밤 등 76개 제품이 포트폴리오로 올라와 있다. 아누아와 조선미녀, 비플레인, 토리든 등도 파트너사로 소개한다. 회사는 마녀공장도 고객사 가운데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뒤에서 만들던 노디너리는 설립 5년 만에 매출 500억 원을 넘어섰다. 늘어난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천안 공장도 증설하고 있다. 다만 감사보고서를 보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특정 고객에게서 나오는 구조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K뷰티 브랜드의 성장에 올라탄 노디너리가 앞으로 고객 기반까지 넓힐 수 있을지가 다음 과제다.

2년 만에 매출 2.3배

노디너리의 2025년 매출은 510.7억 원으로 전년보다 46.2% 증가했다. 2023년 218.1억 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2.3배로 늘었다.

수익성도 좋아졌다. 영업이익은 2024년 55.7억 원에서 지난해 90.1억 원으로 6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6.0%에서 17.7%로 높아졌다. 순이익은 75.3억 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3.5억 원이었다. 매출뿐 아니라 이익과 현금 유입도 함께 늘었다.

피치덱 기업정보 데이터베이스가 집계한 2025년 말 직원은 93명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직원 1명당 매출은 약 5.5억 원, 영업이익은 약 1억 원이다.

2025년 영업이익에는 과거 제품 보증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금 가운데 3.2억 원이 환입된 효과가 들어 있다. 이를 제외해도 영업이익은 약 86.9억 원, 영업이익률은 17% 수준이다. 일회성 회계 효과만으로 높은 수익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주문받은 제품만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노디너리는 사업모델을 ‘OTM’이라고 부른다. ‘Original Tech-based Manufacturer’의 약자로 회사가 만든 표현이다.

일반적인 화장품 ODM이 브랜드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방식이라면, 노디너리는 고객의 아이디어에 자체 처방과 공법을 더해 차별화된 제품을 함께 만든다고 설명한다. 제품 기획과 처방 개발, 제조, 품질관리까지 한 회사가 맡는 구조다. 홈페이지 포트폴리오에는 일부 제품이 ‘ND EXCLUSIVE’로 따로 표시돼 있다. 메디큐브 PDRN 핑크 원데이 세럼과 에이프릴스킨 핑크 알로에 머랭솝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화장품 제조사가 만들기 어려운 제형이나 용기를 구현해 고객 브랜드에 제공한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연구개발비도 늘었다. 2024년 16.2억 원이던 경상연구개발비는 지난해 22.8억 원으로 40.8% 증가했다. 매출이 커지는 과정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함께 늘렸다는 점은 노디너리가 내세우는 기술 중심 제조 전략과 맞닿아 있다.

에이피알은 노디너리 설립 초기부터 주요 고객이자 투자자였다. 2021년 10억 원을 투자해 지분 16.77%를 확보했으며, 2024년 일부 지분을 투자사에 매각했다. 2025년 말 감사보고서 기준 에이피알의 지분율은 3.7%, 코너스톤 청룡4호 신기술조합은 10%다. 에이피알은 사업보고서에서도 노디너리를 코스맥스·한국화장품제조 등과 함께 주요 화장품 외주 생산업체로 적고 있다.

매출 늘어도 고객 A 비중은 58%

노디너리의 빠른 성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고객 집중도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고객 A에 대한 매출은 296.3억 원이다. 전체 매출의 58%에 해당한다. 2024년에도 고객 A의 매출 비중은 58%였고, 2023년에는 62%였다. 매출이 2년 동안 두 배 이상 늘었지만 특정 고객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4년 203.2억 원이던 고객 A의 매출은 지난해 296.3억 원으로 93.1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노디너리 전체 매출 증가액은 161.3억 원이었다. 전체 매출 증가분의 약 58%가 고객 A에서 나온 셈이다. 감사보고서는 거래처를 ‘외부 고객 A’라고만 적었다. 이어지는 설명에는 ‘동 회사들과의 영업관계’라는 복수 표현도 사용했다. 고객 A가 단일 법인인지 관련 회사들을 묶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특정 고객의 주문이 빠르게 늘어나면 제조사는 생산 효율을 높이고 단기간에 이익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해당 브랜드의 판매가 꺾이거나 생산업체가 바뀌면 실적도 큰 영향을 받는다. 노디너리가 다음 단계로 성장하려면 기존 고객의 주문 증가와 함께 고객 구성을 넓혀야 한다.

102.5억 원 규모 증설 계약

노디너리는 늘어난 주문에 맞춰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연혁에 따르면 천안 N-FAB은 2023년 문을 열었고 2025년 확장 공사를 마쳤다.

감사보고서에는 노디너리가 2025년 7월 천안 성거산업단지의 기존 공장을 증축하기 위한 도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적혀 있다. 건물과 기계장치 계약액은 총 102.5억 원이다. 2025년 말까지 지급하지 않은 금액은 48.7억 원이며, 건설중인자산으로 잡힌 금액도 53.8억 원에 이른다. 준공 예정 시점은 2026년이다.

홈페이지에 적힌 2025년 확장 준공과 감사보고서의 2026년 증축 공사가 서로 다른 단계의 사업인지는 공개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매출 500억 원을 넘어선 뒤에도 생산능력을 계속 늘리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투자 부담도 있다. 2025년 말 이자부 차입금은 236.4억 원이며, 이 가운데 177.6억 원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금액으로 분류됐다. 공장 토지와 건물도 차입금 담보로 제공돼 있다.

매출이 늘면서 재고자산은 13.8억 원에서 44억 원으로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을 뺀 매출채권도 34.2억 원에서 52.7억 원으로 늘었다. 생산과 판매 규모가 커지는 만큼 원재료와 외상매출에 묶이는 자금도 증가한 것이다. 회사는 지난해 영업에서 73.5억 원의 현금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증설 이후 매출이 계획대로 증가하지 않으면 공장 투자와 차입금 상환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증설한 공장을 채울 수 있을까

노디너리의 2025년 실적은 K뷰티 열풍의 수혜가 소비자 브랜드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브랜드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한 제조사도 매출과 이익을 함께 키웠다. 백문기 대표는 2025년 10월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2027년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 뒤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매출에서 다시 두 배 가까이 성장해야 도달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위해서는 매출의 58%를 차지하는 고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100억 원 넘게 투자한 증설 설비를 채울 신규 주문을 확보해야 한다. 노디너리가 내세운 OTM 모델의 경쟁력도 고객 다변화와 증설 이후 실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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