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금값 폭등의 훈풍 속, 전통 시장 혁신한 '금방' 8,328억 매출 신화 쓰다

금값 폭등의 훈풍 속, 전통 시장 혁신한 '금방' 8,328억 매출 신화 쓰다

2025년 금 가격 동향과 산업의 훈풍, 그리고 주목할 관전 포인트

2025년은 그야말로 '금(金)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금 매입 확대, 그리고 전 세계적인 탈달러화 흐름이 맞물리면서 국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동안 금 선물 가격은 약 64%라는 기록적인 급등세를 보이며 사상 최초로 온스당 4,600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거시적인 금 가격 상승은 귀금속 및 금 관련 산업 전체에 강력한 훈풍을 불어넣었다. 금을 취급하는 기업들의 자산 가치가 상승하고 거래 규모가 커지는 등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향후 금 관련 기업들의 2025년도 실적이 본격적으로 발표되기 시작하면, 각 기업의 실적을 횡적으로 비교해 보는 것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거시적 호황에 단순히 편승한 기업과,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실질적으로 흡수한 기업을 명확히 가려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업스토어 앱페이지)

'금은방 딸' 임진리 대표의 뼈저린 경험, 종로의 60년 관행을 깨다

이러한 거대한 산업의 호황 속에서 가장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준 곳은 단연 B2B 귀금속 거래 플랫폼 '업스토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금방'이다. 이들의 성공 이면에는 임진리 대표의 독특한 창업 스토리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자리 잡고 있다.

임진리 대표는 국내 귀금속의 메카인 서울 종로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금은방 딸'이다. 대학 시절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그녀가 목격한 귀금속 시장은 비효율의 극치였다. 도·소매상과 공장이 거래할 때 현금 대신 실물 금을 잘라서 지불하는 이른바 '결제금' 관행 탓에, 매번 절단기로 금을 자르며 0.01g의 무게를 맞춰야 했고 이 과정에서 금이 유실되기도 했다. 무거운 금덩이와 현찰 다발을 들고 심부름을 다녀오면 영수증과 남은 금의 무게가 맞지 않아 부모님께 타박을 듣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돈은 모바일로 편하게 송금하는데, 왜 금은 그렇게 못할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품은 임 대표는 생물공학이라는 전공을 제쳐두고 직접 코딩을 배워 2019년 스타트업 '금방'을 설립했다. 2020년 결제금을 모바일 디지털 장부에 기록하고 필요할 때만 인출하는 앱 '업스토어'를 세상에 내놓았지만, 수십 년간 대면 거래에 익숙했던 종로 상인들을 설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임 대표는 전국 1만 2,000여 개의 금은방을 직접 발로 뛰며 영업했고, 수수료 마진을 0.05%까지 파격적으로 낮춰 디지털 금을 공급함으로써 상인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전통 산업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이로운 실적 폭발

디지털 금 지갑의 편의성과 투명성에 눈을 뜬 귀금속 시장은 빠르게 업스토어로 편입되었다. 창업 첫해인 2019년 1,300만 원이라는 미미한 매출로 시작했던 금방은, 2021년 17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이어 2022년에는 매출 1,358억 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8,000만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폭발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그 기세는 멈추지 않아 2024년에는 매출 3,722억 원에 영업이익 27억 원을 달성했으며, 마침내 2025년에는 매출 무려 8,328억 원, 영업이익 135억 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순히 금값 상승이라는 외부 요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성과다. 수십 년간 수기 장부와 아날로그 방식, 음성적 현금 거래가 지배하던 보수적인 전통 귀금속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시스템을 양성화하고, 매출과 이익 모두 이토록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사례는 전체 스타트업 생태계를 통틀어서도 매우 드문 케이스로 평가받는다. 특히, VC 등으로부터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 받으면서 덩치를 키우며 성장한 곳들은 있지만, '금방'은 외부에서 투자 유치 금액이 약 20억 원 수준에 불과함에도 이토록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은 그 내실과 자생력 면에서 더욱 높이 평가할 만하다.

장롱 속 금광을 캐 글로벌로,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

'금방'의 혁신은 B2B 시장에 머무르지 않는다. 현재 한국은행이 보유한 금은 104톤 수준이지만, 국내 개인들의 장롱 속에 잠들어 있는 금(고금)은 약 700~800톤(약 15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금방은 중고 거래 방식을 차용해 부가세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개인 간 금을 투명하게 직거래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세공할 수 있는 B2C/C2C 플랫폼 '골드팝콘'을 통해 이 거대한 잠재 시장을 양성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글로벌 진출 카드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1조 원 대 매출을 눈앞에 둔 '금방'이 앞으로 어떤 거대한 족적을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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