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대형 사모펀드가 글로벌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구축한 현지 판매 창구 명단에서 한국과 칠레가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뉴스에포크 데이터팀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와 국가별 연금 데이터를 교차 분석한 결과, 전통적인 경제 규모(GDP)보다 막대한 연금 자금을 해외 대체투자로 배분하는 양국의 구조가 글로벌 사모펀드 모집 지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를 보면 블랙스톤, KKR, 칼라일, 오크트리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주요 펀드 40여 개는 한국의 대형 증권사와 칠레의 금융회사를 공식 판매 창구(Placement Agent)로 동시에 올렸다. 블랙스톤의 간판 부동산 펀드인 'RE X'나 글로벌 바이아웃 펀드인 'BCP IX' 등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 국내 대형사와 칠레의 콤파스그룹, 라라인비알 등 현지 독립 금융회사를 나란히 명단에 기록했다.
상세 데이터는 두 나라의 높은 비중을 입증한다. 국가별 판매 창구 수를 단순 집계하면 미국(735개)에 이어 한국(251개), 영국(152개), 칠레(113개), 홍콩(102개), 일본(70개) 순이다. 운용사명 기준으로 편향을 제거한 다른 집계 방식을 적용해도 순위의 핵심 기조는 유지된다. 이 집계에서 한국은 87개로 비미국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칠레 역시 54개로 홍콩(62개)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며, 주요 경제 대국인 일본(21개)을 크게 앞질렀다.
경제 규모나 지리적 접점이 없는 서울과 산티아고가 글로벌 사모펀드의 주요 공략지로 묶이는 배경에는 '연금 자금의 해외 자산 배분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과 칠레는 막대한 노후 자금이 매달 적립되며, 자산 분산과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으로 대규모 자금을 매년 배분해야 하는 구조적 공통점을 지닌다.
실제 한국 국민연금(NPS)은 지난해 해외 비상장 및 대체투자 규모를 224조 원까지 늘렸고, 칠레의 사적 강제 연금(AFP) 역시 자산의 최대 80%를 해외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을 열어두어 운용 규모가 약 2,100억 달러에 달한다. 인구 350만 명에 불과하지만 칠레와 유사한 강제 연금 제도를 운용하는 우루과이가 국가 규모 대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점도 이 논리를 뒷받침한다. 글로벌 사모펀드가 그리는 자금 모집 지도는 국가의 GDP가 아닌, 확실한 노후 자금 풀의 크기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
이 기사는 News Epoch가 미국 SEC의 사모펀드 공시의 판매대행사 기록을 The Proxy 수집 파이프라인으로 확보·분석하고, 칠레 연금감독청의 2025년 6월 자료를 결합하여 작성했습니다. 데이터 기준: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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