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픽] 40대도, 입사 1년 남짓도 대상…희망퇴직 문턱 낮아진 상반기](https://d1gl51xbrxoj65.cloudfront.net/uploads/2026/07/31/1785480850650-1240pg.webp)
하나은행은 반년 새 두 차례 접수, 최고 위로금 31개월에서 28개월로
하나은행은 올해 들어 희망퇴직 신청 창구를 두 번 열었다. 첫 번째는 1월, 두 번째는 6월이었다. 과거 연말연초 한 차례 진행하던 특별퇴직이 반년 간격의 정례적인 인사 프로그램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조건도 같지 않았다. 1월 준정년 특별퇴직에서는 1970년 하반기생부터 1973년생까지 직급에 따라 평균임금 최대 31개월분을 지급했다. 1974년생 이후는 최대 24개월분이었다.
6월 접수에서는 최고액이 평균임금 28개월분으로 낮아졌다. 1971~1974년생이 최대 28개월분을, 1975년 이후 출생자는 최대 24개월분을 받는 구조였다. 넓은 의미의 신청 문턱은 ‘만 40세 이상·근속 15년 이상’으로 같았지만, 최고 보상은 반년 사이 31개월에서 28개월로 줄었다.
다만 6월 프로그램은 접수 시점만 상반기일 뿐 하나은행이 ‘하반기 준정년 특별퇴직’이라고 이름 붙인 제도다. 최종 선정자의 퇴직 예정일도 7월 31일이었다.
희망퇴직 대상, 50대 부장에서 40대·저연차로
올해 1~6월 공개된 보도를 종합하면 희망퇴직을 발표하거나 신청을 받은 기업과 사업부는 20곳을 훌쩍 넘는다. 은행과 카드사뿐 아니라 전자·화학·철강·유통·식품·건설·자동차·부동산신탁·온라인 플랫폼까지 업종도 다양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대상의 확대다. 과거 희망퇴직은 임금피크제를 앞둔 50대 직원이나 장기근속 부장급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40대와 근속 1~3년 안팎 직원도 대상에 포함됐다.
SKC는 3월 보도 기준 2025년 1월 이전 입사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 근속 연수와 연령에 관계없이 연봉의 50%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일부 매체는 이를 ‘입사 1년 미만 제외’로 표현해 대상 기준 보도에는 차이가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근속 3년 이상 직원에게 연봉 1년치를 제시했다. 11번가는 6월 23일부터 근속 2년 이상 구성원을 대상으로 최대 10개월분 급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다만 이 사실은 7월 6일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LG전자도 4월 전 사업본부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고연차 직원과 보직에서 물러난 직원을 중심으로 하되 일부 40대와 저성과자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상은 연 급여 최대 3년치와 자녀 학자금 지원 등이었다.
LG화학에서는 서로 성격이 다른 두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3월에는 2006년 12월 31일 이전 입사한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전사 희망퇴직을 받았다. 4월에는 매각된 수처리 필터·편광필름소재 사업부 직원에게 별도의 희망퇴직을 제시했다. 두 번째 프로그램에는 1990년대생도 포함됐고, 기본급 30개월분이 제시된 것으로 보도됐다.
‘3년치’가 상단…하지만 산정 방식은 제각각
상반기 가장 높은 보상 수준은 대체로 3년치였다.
LG디스플레이는 근속 5년 이상 기능직과 근속 20년 이상 또는 만 45세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최대 3년치 급여 수준의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을 제시했다. 노사 합의로 마련된 역대 최대 수준의 조건이었다.
롯데마트·슈퍼도 만 48세 이상이면서 동일 직급에서 8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기본급 최대 36개월분을 지급했다. 자녀 1인당 1000만원씩 최대 3명까지 학자금도 지원했다. 롯데건설은 기본급 최대 30개월분에 특별위로금 3000만원을 더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의 ‘최대 36개월’은 조금 다르다. 정년까지 남은 근속기간의 50%를 적용해 위로금을 계산하되 36개월을 상한으로 둔 방식이다. 모든 신청자가 36개월분을 받는 정액 조건은 아니었다. 만 55세 이상 직원에게는 별도의 정년 처우도 적용됐다.
삼성전자 DX부문에서는 3월 말부터 고연차 CL4와 일부 CL3 직원 등을 상대로 개별 면담이 진행됐다. 수억원대 특별위로금과 유급휴직, 주식보상 등을 합하면 일부 조건이 4억원을 넘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이는 회사가 전 직원에게 공표한 단일 희망퇴직 패키지가 아니라 개별 협상 조건에 관한 취재 보도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은행권의 규모도 컸다. 올해 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직원은 모두 2364명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신청 대상에 포함된 1971년생과 1972년 이후 직원에게 기본급 31개월분을 지급했다. 신한카드는 나이와 직급 제한 없이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기본급 24개월분에 최대 6개월분을 추가했다. 약 60명이 신청했다.
하루 만에 마감된 홈플러스, 계획을 철회한 홈플러스
같은 회사에서도 프로그램에 따라 직원 반응과 결과는 크게 달랐다.
홈플러스는 5월 익스프레스 사업부 선임급 이상 직원 약 8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조건은 근속기간에 따라 기본급 3~12개월분이었다. 신청자가 몰리면서 당초 5월 20일까지였던 접수는 시행 하루 만인 12일 오후 조기 종료됐다.
반면 6월 전국 37개 폐점 대상 점포에서 추진한 희망퇴직은 실제 집행되지 않았다. 회사는 책임급 이상 직원에게 월 급여 3개월분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채권단의 긴급운영자금 대출과 회생절차 연장 승인이 있어야 지급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렸다. 이 계획은 발표 7일 뒤인 6월 11일 철회됐다.
페퍼저축은행도 조건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 사례다. 회사는 2025년 1월과 9월에 이어 올해 6월 세 번째 희망퇴직을 추진했다. 지난해 연봉 1년치 수준이었던 위로금은 올해 6개월 수준으로 낮아졌다. 대상자 약 150명 가운데 최종 신청자는 41명으로 전해졌다.
코리아신탁의 조건은 더 낮았다. 6월 창사 이후 처음 희망퇴직에 나섰고, 7월 후속 보도를 통해 기본 월 급여 3개월분, 근속 5년 이상 4개월분, 10년 이상 5개월분이라는 조건이 알려졌다.
두 번, 세 번…희망퇴직의 ‘상시 메뉴화’
올해 상반기의 핵심은 특정 기업 한두 곳이 많은 인원을 내보낸 데만 있지 않다. 희망퇴직을 짧은 간격으로 반복하는 기업이 늘었다는 점이 더 눈에 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중 두 차례 접수 창구를 열었다. 신한카드는 2024년 12월과 2025년 6월, 올해 1월까지 약 1년 동안 세 차례 시행했다. SK플래닛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
LG전자도 2025년 9월 전사 희망퇴직 이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6월과 11월, 2025년 6월과 10월에 이어 올해 4월 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퇴직은 더 이상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기업이 한 번 꺼내 드는 비상 카드로만 보기 어려워졌다. 사업 매각이나 공장 폐쇄 때만이 아니라 조직의 연령·직급 구조를 바꾸고, 인건비를 조정하며, 인공지능 전환에 맞춰 인력을 재배치하는 상시적인 인사 수단으로 번지고 있다.
다만 ‘최대 36개월’ 같은 숫자만 단순 비교해서는 곤란하다. 어떤 회사는 기본급, 어떤 회사는 평균임금이나 연 급여를 기준으로 삼는다. 정년까지 남은 기간이나 나이·직급에 따라 실제 금액도 달라진다. 신청했다고 모두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다.
올해 상반기 희망퇴직의 진짜 변화는 보상액 경쟁보다 문턱이 낮아졌다는 데 있다. 50대 부장급 중심이던 대상이 40대, 근속 2~3년, 경우에 따라 입사 1년 남짓의 직원으로까지 내려왔다. 기업 입장에서 희망퇴직이 ‘마지막 수단’에서 ‘상시 메뉴’가 되는 동안, 직장인이 기대할 수 있는 고용의 시간표도 함께 짧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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