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비·판매수수료 112억원 줄여 영업흑자 전환…다음 과제는 매출 회복
배우 이서진이 등장하는 눈 건강 영양제 광고로 익숙한 안국건강. 소비자에게 꾸준히 얼굴을 비추는 이 회사의 매출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줄었다.
2021년 504.9억원이던 매출은 2025년 286억원으로 감소했다. 4년 만에 43% 줄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매출 감소와 함께 실적이 반전됐다. 2년 연속 이어진 영업적자를 끝내고 10.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광고비와 판매수수료다. 두 비용이 1년 새 약 112억원 줄었다. 판매 규모는 작아졌지만, 판매에 들어가는 비용은 그보다 더 빠르게 감소했다.
매출을 늘려도 적자였던 회사
안국건강은 2002년 설립된 건강기능식품 회사다. 눈 건강·루테인 제품으로 알려졌고, 2016년 말부터 이서진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왔다. 2026년에도 모델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안국약품과의 관계도 있다. 감사보고서는 안국약품을 안국건강에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로 기재한다. 안국건강 주식의 99.28%는 대표이사와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이름이 비슷하지만 별도 법인이며, 이 기사의 실적은 안국건강 한 회사의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했다.
브랜드의 친숙함과 달리 최근 실적은 순탄하지 않았다. 2021년 42.3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12.9억원으로 줄었다. 2023년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연도 | 매출 | 영업손익 |
|---|---|---|
2021년 | 504.9억원 | +42.3억원 |
2022년 | 379.4억원 | +12.9억원 |
2023년 | 376.0억원 | −28.7억원 |
2024년 | 404.3억원 | −37.1억원 |
2025년 | 286.0억원 | +10.2억원 |
자료: 안국건강 각 연도 감사보고서, 개별 재무제표 기준.
2024년과 2025년의 대비가 뚜렷하다. 2024년에는 매출이 약 28억원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커졌다. 반대로 2025년에는 매출이 약 118억원 줄었는데 흑자로 돌아섰다. 더 많이 파는 것만으로는 이익이 나지 않았던 셈이다. 2025년 영업이익률은 3.6%다. 과거 수익성을 되찾았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매출이 늘어도 손실이 커지던 흐름에서는 벗어났다.
매출 100원 중 44원이 광고·판매수수료로
2024년 안국건강이 쓴 광고선전비는 76.8억원, 판매수수료는 101.2억원이었다. 합계 178억원이다. 매출 100원 가운데 약 44원이 두 항목으로 나갔다. 2025년에는 광고선전비가 34.7억원, 판매수수료가 31.7억원으로 줄었다. 합계 66.4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63% 감소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23%로 낮아졌다.
이 차이가 흑자 전환을 설명한다. 매출 감소로 제품을 팔고 원가를 뺀 이익은 약 73억원 줄었다. 하지만 판매관리비가 약 120억원 감소하면서 손익이 개선됐다. 어떤 채널에서 비용을 줄였는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알기 어렵다. 홈쇼핑이나 온라인몰별 매출과 수수료가 나뉘어 있지 않다. 특정 채널에서 철수했다거나 수익성 낮은 거래를 의도적으로 정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인건비를 줄인 결과로 보기도 어렵다. 판매관리비에 포함된 급여는 오히려 27.9억원에서 29.9억원으로 늘었다. 회사 전체 인원과 인건비 변화를 보여주는 수치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 항목의 절감이 흑자 전환을 이끈 것은 아니다.
회계상 비용 감소도 일부 있었다. 과거 쌓아둔 퇴직급여충당금 중 약 2.1억원을 되돌려 비용에서 뺐다. 이 효과를 제외해도 영업이익은 약 8.1억원으로 흑자다.
재고는 줄고, 관계사 거래는 늘었다
현금 사정도 나아졌다. 영업활동에서 2024년에는 48.5억원이 빠져나갔지만, 2025년에는 24.7억원이 들어왔다. 재고 감소가 도움이 됐다. 연말 재고는 50.9억원에서 32.2억원으로 줄었다. 원재료와 제품에 묶여 있던 돈이 감소한 것이다. 거래처에 지급할 매입채무도 늘어 현금 유입에 영향을 줬다.
반대로 주의해서 볼 변화도 있다. 매출은 줄었는데 아직 받지 못한 외상대금인 매출채권은 충당금 차감 전 기준 22.9억원에서 31.7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채권과 미수금 등의 회수 위험을 비용으로 반영한 대손상각비도 약 2,700만원에서 5.2억원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그만큼 돈을 떼였다는 뜻은 아니지만, 일부 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이전보다 낮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관계사와의 거래도 커졌다. 에이지비앤에이치에 대한 매출은 2025년 약 27.7억원으로 전체의 약 10%를 차지했다. 전년에는 없던 거래다. 기존 판매 방식이 바뀐 것인지, 새로운 거래가 생긴 것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에이지앤컴퍼니에 빌려준 돈은 12.4억원에서 41.9억원으로 늘었다. 연말에는 장기대여금으로 분류됐고, 약 4,200만원의 대손충당금도 설정됐다. 충당금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회수가 어렵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본업의 지출을 줄인 해에 관계사 대여가 늘었다는 점은 눈에 띈다.
그렇다고 안국건강을 당장 자금난에 몰린 회사로 보기는 어렵다. 2025년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01.5억원이고 차입금은 없었다. ‘생존을 위한 감축’보다는 적자가 나던 비용 구조를 조정한 해라고 표현하는 편이 재무 상태에 가깝다.
흑자 다음에는 다시 매출을 늘릴 수 있을까
비용을 줄였다고 광고까지 멈춘 것은 아니다. 안국건강은 2026년 8월에도 이서진을 내세운 신제품 TV 광고를 공개했다. 회사는 디지털 콘텐츠와 라디오, 버스 광고 등으로 캠페인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올해의 움직임을 함께 보면 광고를 접기보다는 지출 규모를 조정하면서 브랜드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올해 광고비가 얼마나 늘었는지, 새 광고가 매출로 얼마나 연결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안국건강에는 오랫동안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와 재무 여력이 있다. 지난해에는 작아진 매출 안에서도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음 과제는 비용을 다시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구매를 회복하는 일이다.
익숙한 광고가 첫 구매를 이끈다면, 다음 구매는 제품에 대한 만족이 결정한다. 안국건강이 되찾은 흑자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꾸준히 찾는 제품을 늘려가길 기대한다. 매출 회복과 이익이 함께 이어질 때 이번 흑자 전환의 의미도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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