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29 TUETUESDAY, SEPTEMBER 29, 2026

직원 18명의 ‘디지털 열쇠’ 회사, 모카시스템 영업이익률 38%

직원 18명의 ‘디지털 열쇠’ 회사, 모카시스템 영업이익률 38%

기존 출입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지 않고 모바일로 전환

사무실 문을 스마트폰으로 열려면 출입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모카시스템은 이 과정에서 공사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기존 카드리더에 별도의 장치를 붙여 스마트폰을 출입카드처럼 쓸 수 있게 했다. 복잡하지 않은 방식이지만 실적은 눈에 띈다. 모카시스템은 2025년 매출 60.4억 원과 영업이익 22.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80.1%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37.8%에 달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졌던 영업적자도 끝났다. 기업정보 데이터베이스가 집계한 직원 수는 18명 안팎이다. 적은 인원으로 매출과 이익이 함께 뛰었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슈프리마 안에서 시작한 모바일 출입 사업

모카시스템의 기술은 모회사인 슈프리마에서 시작됐다. 슈프리마는 2016년부터 모바일 출입카드 기술을 개발했고, 관련 사업을 사내벤처로 키웠다. 모카시스템은 이 사업을 기반으로 2019년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현재도 슈프리마 계열에 속해 있다.

모카시스템의 강점은 기존 출입 시스템을 모두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카드 리더에 패치를 붙이거나 클라우드에 연결된 리더를 설치하면 실물 카드 대신 스마트폰으로 문을 열 수 있다. 관리자는 웹이나 앱에서 출입 권한을 발급하거나 없앨 수 있다. 여러 건물의 출입 기록과 장비 상태도 원격으로 관리한다. 방문자에게는 QR이나 웹 링크로 임시 출입권한을 보낼 수 있어 실물 방문증을 전달할 필요가 없다.

매출 증가로 인한 흑자 전환

2024년 모카시스템은 매출 33.5억 원에 영업손실 5.2억 원을 냈다. 1년 뒤 매출은 26.8억 원 늘었고 영업실적은 흑자로 돌아섰다. 수치만 보면 비용을 대폭 줄였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합친 금액은 2024년 38.7억 원에서 2025년 37.5억 원으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비용 규모가 거의 그대로인 상태에서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쉽게 말해 비슷한 인원과 조직으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추가 매출이 이익으로 남았다.

판매관리비는 34.8억 원에서 19.4억 원으로 줄었지만, 매출원가는 4억 원에서 18.2억 원으로 늘었다. 인건비와 개발비 일부가 줄고 제조원가가 늘어난 만큼 비용의 성격이나 분류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판매관리비 감소만으로 흑자 전환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카드리더를 뜯어내지 않는 출입 시스템

모카시스템은 출입보안 기업 슈프리마의 사내벤처에서 시작해 2019년 분사했다. 회사가 운영하는 모카키는 스마트폰을 출입카드로 바꿔주는 서비스다. 핵심은 기존 설비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데 있다. 건물에 이미 설치된 카드리더를 모두 교체하지 않고 ‘에어팝 패치’를 덧붙여 모바일 출입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건물주는 공사비와 설치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사용자는 별도의 카드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2021년 회사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에 카드리더 한 대당 월 이용료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장비를 한 번 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설치된 출입구에서 이용료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구조다. 이 같은 구독 매출이 충분히 쌓였다면 높은 영업이익률도 설명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는 고객이 늘어도 비용이 같은 속도로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순이익 32.7억 원에는 일회성 이익도 포함

2025년 순이익은 32.7억 원으로 영업이익보다 9.9억 원 많았다. 여기에는 유형·무형·리스자산 처분이익 10.3억 원이 포함됐다. 따라서 지난해 수익성을 볼 때는 순이익보다 영업이익 22.8억 원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낫다. 일회성 처분이익을 빼더라도 본업에서 20억 원이 넘는 이익을 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재무상태도 당장 불안해 보이지는 않는다. 2025년 말 현금성자산은 37억 원, 부채는 11.9억 원이었다. 다만 매출채권은 2024년 8.2억 원에서 2025년 28.1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연말까지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형 고객에게 연말 납품이 몰린 결과인지, 대금 회수가 늦어진 것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결국 모카시스템의 지난해 실적을 판단할 열쇠는 영업이익률 38%라는 숫자 하나가 아니다. 매출 가운데 매달 반복되는 구독료가 얼마나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지난해 성장이 대형 구축 계약 몇 건에서 나왔다면 실적 변동이 클 수 있다. 반대로 설치 장소가 늘면서 월 이용료가 꾸준히 쌓인 결과라면, 모카시스템은 단순한 출입 장비 회사가 아니라 수익성 높은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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