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 무인매장 10년사 ①: '인형뽑기'로 시작해 '국민 라이프스타일'이 되기까지](https://d1gl51xbrxoj65.cloudfront.net/uploads/2026/01/21/1768976105972-qbxbr.webp)
2025년 현재, 한국은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심지어 증명사진을 찍고 테니스를 치는 모든 과정에서 사람을 마주치지 않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이 거대한 흐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2013년 1인 노래방의 등장을 시작으로 2016년 인형뽑기방의 광풍,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비대면 창업 붐까지. 무인매장은 지난 10년간 한국 자영업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태동기: 2013~2018] '놀이'가 된 무인... 코인노래방은 남고 인형뽑기는 사라졌다
무인 창업의 서막을 연 것은 '엔터테인먼트'였다. 2013년 전후 본격적으로 확산된 '코인노래방'은 기존의 대형 노래방 문화를 송두리째 바꿨다. 단체 회식 2차 장소였던 노래방을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1인·소형 문화 공간'으로 재편한 것이다. 2018년 전후 성숙기에 진입한 코인노래방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견고한 업태로 정착했다. 현재 코인노래방은 상권의 성격과 유동 인구에 따라 흥망이 결정되는 전형적인 '시설업'으로 자리 잡으며 안정적인 창업 아이템으로 분류된다.
반면 2016년 번화가를 휩쓸었던 '인형뽑기방'은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출시 초기, 적은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번화가와 상권을 중심으로 점포가 급증했다. 그러나 영광은 짧았다. 1년 만인 2017년 '피크아웃(Peak-out·정점 후 하락)'을 맞이했다. 우후죽순 생겨난 매장 간의 과열 경쟁, 사행성 조장 논란에 따른 규제 강화,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로감이 겹친 탓이다. 현재 인형뽑기방은 전국적인 붐이 종료된 채 일부 유흥 상권에서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차별화 없는 단순 기계 장치업은 1~2년 내에 도태된다"는 무인 창업 시장의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이 시기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변화는 '생활 밀착형 무인화'의 시작이다. 2016년부터 확산된 '코인세탁·셀프빨래방'은 1인 가구의 증가라는 인구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성장했다. 워시엔조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코리아런드리 등이 매장 수를 이 시기에 확장하기 시작하였으며, 가정용 세탁 서비스인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도 런드리24라는 브랜드로 이 시장에 뛰어든다. 프랜차이즈 가맹 모델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간 빨래방은 2018~2020년 사이 포화 구간에 진입했다. 하지만 빨래방은 '놀이'가 아닌 '생활 필수 서비스'로 접근했기에, 과잉 공급 이슈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무인 운영의 대표 모델로 생존했다. 입지와 상권 분석의 중요성이 대두된 것도 이때부터다.
[확산기: 2019~2022] 골목 상권 파고든 '소매점'의 무인화
2019년부터는 동네 골목 상권으로 무인화 바람이 옮겨붙었다. 선두 주자는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이었다. 2019년 급격히 확산된 이 업종은 24시간 운영과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편의점의 틈새를 공략했다. 그러나 진입 장벽이 워낙 낮은 탓에 2021~2022년을 기점으로 극심한 포화 상태에 직면했다.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점포들은 현재 단순 할인점을 넘어 탕후루, 세계 과자, 펫 간식 등을 함께 파는 편의점형 혼합 점포로 진화하거나 도태되는 구조조정 시기를 겪고 있다.
[폭발기: 2020~2022] 팬데믹이 쏘아 올린 '비대면 메가 웨이브'
코로나19는 무인 매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결정적 기폭제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접촉을 꺼리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스터디카페', '무인 포토', '밀키트'가 창업 시장의 3대장으로 떠올랐다.
2020년 비대면 트렌드와 결합해 급성장한 '스터디카페'는 독서실을 대체하며 2022년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과열 경쟁으로 2021~2022년 조정을 거쳤고, 현재는 입지와 시설 관리 능력(운영력)에 따라 수익이 극과 극으로 나뉘는 양극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작심스터디카페로 알려진 아이엔지스토리는 2020년 매출이 248억으로 최근 5년간 매출 중 가장 높고 2024년에는 그 절반 수준인 131억 매출을 기록했다.
'인생네컷(엘케이벤쳐스)'으로 대표되는 무인 포토 스튜디오는 2018년 태동해 2020~2022년 전국적인 표준 문화로 자리 잡았다. 과거 스티커 사진기와 달리 MZ세대의 필수 데이트·친구 코스로 정착했고, 대기줄 문화가 완화될 정도로 공급이 충분해졌다. 이제는 단순한 사진 촬영을 넘어 상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정착했다는 평가다.
집밥 수요 폭발로 2020년 등장한 '밀키트 전문점' 역시 2022년까지 급성장했다. 다만 대기업과 대형마트가 시장에 뛰어들고 배달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현재는 개별 점포보다는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력, 유통 채널을 확보한 상위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상태다.
2022년까지의 무인 매장은 '인건비 절감'과 '비대면'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양적으로 팽창했다. 그러나 2023년 엔데믹 선언 이후, 사람들은 다시 대면 서비스를 찾기 시작했고 무인 매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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