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설성푸드, 2024년 대규모 손실 털고 흑자전환… '181억 빚폭탄' NH 시너지로 돌파할까

설성푸드, 2024년 대규모 손실 털고 흑자전환… '181억 빚폭탄' NH 시너지로 돌파할까

1976년에 설립되어 총 77만 7,000㎡ 부지의 이천·횡성 직영목장을 운영 중인 설성푸드는 지속 가능하고 믿을 수 있는 고품질 먹거리로 소비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쌓아온 기업이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한우 브랜드 '설성목장'은 비인도적 축산을 배제하고 동물복지, 자연방목, 무항생제, 웰빙 사료 등의 엄격한 생태계 법칙 아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이렇게 길러진 건강한 한우는 연간 11,100톤의 생산 능력을 갖춘 첨단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신선육부터 HMR(가정간편식), 밀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며 프리미엄 먹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2025년 흑자를 이뤄내며 새 출발선에 섰지만, 이면에는 만만치 않은 재무적 파도가 밀려오고 있어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2024년 대규모 손실 처리 완료… 영업 성적표는 '경고등'

설성푸드는 지난 2024년 지분법손실 등을 반영하며 92.6억 원이라는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2024년 말 자회사인 설성식품(주)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잠재적 부실을 손익계산서에 미리 털어내는 이른바 '빅배스(Big Bath)' 조치를 단행했다. 이처럼 과거의 대규모 손실을 선반영한 덕분에 2025년 실적에는 지분법손실 항목이 사라지는 기저효과가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약 2.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장부상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영업 성과는 다소 아쉽다. 2025년 매출액은 605억 원으로 전년(745억 원) 대비 약 18.7% 감소했다. 반면 차입금 증가와 금리 인상의 여파로 이자비용은 전년 15.7억 원에서 2025년 25.5억 원으로 급증했다.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20.5억 원)으로는 지출된 이자 비용조차 모두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상태에 놓여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눈앞에 다가온 181억 상환 압박… 꽉 막힌 담보 여력

현재 설성푸드가 마주한 가장 시급한 암초는 '유동성 리스크'다. 기존 비유동부채로 분류되었던 농협은행 시설자금 등의 만기가 2026년으로 다가오면서,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유동성장기부채'가 약 181억 원으로 급증했다. 대규모 시설 투자를 이어받았으나 현금 창출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상환 기일이 한꺼번에 들이닥친 것이다. 2025년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8억 원에 불과해 자체 자금 상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대출 연장(Roll-over)이나 추가 차입을 위한 담보 여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회사의 주요 자산인 토지와 건물 등에는 농협은행 228억 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13.1억 원 등 총 241.1억 원에 달하는 채권최고액이 설정되어 있다. 담보 가치가 꽉 차 있는 상태에서 유동성 위험이 부각될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 더 높은 금리를 요구받아 재무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

감소하는 매출 속 재고는 2.3배 껑충… 재고 관리 '비상'

재고자산의 급증 역시 향후 뇌관이 될 수 있다.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재고자산은 약 95.9억 원으로 전년(약 41.3억 원) 대비 2.3배 이상 크게 불어났다. 이는 생산 조절 실패나 판로 확보의 부진을 시사하며, 향후 쌓인 재고가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막대한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야기할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기업가치 950억 인정받았던 2023년… '범농협 시너지'가 구원투수 될까

이러한 겹악재 속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돌파구는 '농협과의 시너지'다. 설성푸드는 앞서 2023년 7월,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PE부문이 공동 운용하는 '범농협 애그테크 상생혁신펀드'를 대상으로 1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설성푸드는 약 95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농축산 분야의 유망 혁신 기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설성푸드가 보유한 고품질 친환경 축산 기술 및 프리미엄 HMR 상품 기획력이 전국적인 유통망(하나로마트 등)과 강력한 금융 인프라를 갖춘 농협 계열사들과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경우, 꽉 막힌 판로 확대는 물론 현재의 재무적 압박을 타개할 결정적 열쇠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 주요 경영진이 현장을 방문해 민간투자 생태계 조성을 약속하는 등 든든한 우군 역할을 자처한 바 있다.

2024년의 뼈아픈 손실 처리를 마무리 짓고 장부상 흑자를 이뤄낸 설성푸드. 당장 눈앞에 181억 원의 차환 리스크와 불어난 재고, 높은 이자 비용이라는 무거운 과제가 놓여 있지만, '설성목장'의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과 든든한 투자 파트너인 '농협'과의 시너지를 지렛대 삼아 이 위기를 무사히 헤쳐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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