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29 WEDWEDNESDAY, APRIL 29, 2026

만년 적자에 휩싸인 명품 플랫폼 ‘구하다’, 20억 수혈 딛고 ‘생존 골든타임’ 사수할까

만년 적자에 휩싸인 명품 플랫폼 ‘구하다’, 20억 수혈 딛고 ‘생존 골든타임’ 사수할까

유럽 부티크와 국내 대형 쇼핑몰을 잇는 명품 유통 IT 플랫폼 ‘구하다(GUHADA)’가 25년 매출은 급감하고 적자는 지속 되면서 재무 개선 경고등이 들어왔다. 최근 싱가포르 자본을 유치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계속되는 실적 악화와 대규모 결손금 등 회사의 존속을 위협하는 리스크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유럽 부티크 직연동 플랫폼에서 K-뷰티 수출로

2019년 설립된 구하다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기술을 통해 유럽 현지 부티크의 재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국내에 공급하는 명품 유통 IT 기업이다.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앤 B2B·B2B2C 파트너십을 통해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등 유수의 플랫폼뿐만 아니라 대기업 종합 쇼핑몰에 명품 데이터를 공급하며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340만 명 규모의 글로벌 크리에이터 네트워크를 앞세워 K-뷰티 수출을 돕는 ‘케이글로잉(Kglowing)’ 솔루션을 론칭하며 뷰티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왔다.

[출처: 구하다 사이트]

폭발적 성장 이면의 '만년 적자'… 2025년 결국 매출 반토막

화려한 사업 다각화 이면에는 곪아가는 재무 구조가 자리하고 있었다. 구하다는 2019년 약 11.2억 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21년 69.1억 원, 2023년 239.2억 원을 거쳐 2024년 265.6억 원으로 외형을 크게 불렸다. 그러나 고속 성장 속에서도 단 한 번의 영업 흑자를 내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2025년에 터졌다. 매출액이 전년 대비 44.6%나 곤두박질치며 약 147.2억 원으로 급감한 것이다. 매출은 반토막이 났지만 씀씀이는 여전했다. 2025년 기준 매출총이익이 약 27억 원에 불과함에도, 급여와 수수료 등 판매비와관리비로는 그 2배가 훌쩍 넘는 약 64.6억 원을 쏟아부었다. 결국 2024년(약 38.5억 원)에 이어 2025년에도 38.2억 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내며 역성장과 구조적 적자의 늪에 빠졌다.

수익성이 무너지면서 회사 곳간도 빠르게 말라갔다. 핵심 자산인 현금과 상품 재고가 눈에 띄게 줄면서 2024년 132.8억 원이던 유동자산은 1년 만에 95.7억 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과거 투자 유치로 쌓아둔 자본잉여금이 약 208.5억 원에 달하지만, 끝없이 누적된 미처리결손금이 무려 158.6억 원까지 불어나 전체 자본을 심각하게 갉아먹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자본총계(약 56.3억 원)보다 결손금 규모가 3배 가까이 커 재무 구조 개선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

구하다의 목을 조이는 리스크들

현재 구하다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불안 요소는 몇가지가 있다.

가장 먼저 턱밑까지 다가온 것은 '돈 가뭄(유동성 및 지급 능력 위기)'이다. 2024년 초 24.3억 원이던 현금성 자산은 기말 기준 17.5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영업활동에서만 12.9억 원에 달하는 현금이 순유출된 여파다. 반면 1년 내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약 32.5억 원으로, 26년 상반기에 들어온 투자자금까지 합쳐야 간신히 상환이 가능하다. 더욱이 거래처에 줘야 할 미지급금(약 5.1억 원)과 매입채무(약 2.6억 원)도 고스란히 남아 있어,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삐끗하면 걷잡을 수 없는 정산 지연 사태로 번질 위험이 있다.

심각한 자본 소진으로 불과 1년 만에 순손실 충격으로 자본총계의 40%가 공중분해됐다. 158.6억 원에 이르는 결손금은 자본금(약 6.3억 원)의 25배에 달한다. 매출이 45%나 급감하는 와중에도 지급임차료, 급여 등 고정비 지출은 이어지고 있어, 재무개선이 이루어 지지 않으면 자본 잠식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장부상 자산이 부실화되고 있는 '자산 가치 하락 위기'도 뼈아프다. 회사가 거래처에서 받아야 할 23.7억 원의 매출채권 중 절반 이상인 12.6억 원이 돈을 떼일 위기에 처해 대손충당금으로 잡혔다. 트렌드 변화에 취약한 명품의 특성상 10.3억 원어치의 상품 재고에 대해서도 2.7억 원가량의 평가충당금이 설정됐다. 여기에 보고플레이 등 외부 기업에 투자한 주식마저 가치가 하락해 약 3천만 원의 손상차손을 입으며 자산 부실화를 부추겼다.

여기에 받아야 할 돈(매출채권)의 기간은 증가하고, 지급해야 할 돈(매입채무)의 기간은 줄어들고 있다. 이러다 보니 현금전환주기는 22~23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런 구조에 들어서게 되면 매출이 증가하거나 내부 현금이 많아야 성장의 페달을 밟을 수 있는데, 지금 구하다의 내부 사정은 그러질 못하고 있다.

남은 시간은 단 1년, 생존의 열쇠는 'BEP 달성'

구하다는 2026년 1월, 케이글로잉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싱가포르 루미나스 캐피탈로부터 약 20억 원(20.2억 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의 추가 투자를 이끌어내며 극적으로 방어선을 구축했다. 바닥을 드러내던 유동성에 링거를 꽂은 셈이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연간 38억 원이 넘는 막대한 순손실 규모를 감안하면, 이번 20억 원의 수혈은 '골든타임'을 벌어준 것에 불과하다. 과거 선발 이커머스 기업들이 무너졌던 '신규 투자 실패 혹은 적자 지속 → 정산 지연 → 신뢰 하락 → 매출 급감 혹은 회생/파산'이라는 악순환을 피하려면 구하다에게 남은 선택지는 명확하다. 단순히 버티는 것을 넘어 뼈를 깎는 비용 효율화와 획기적인 매출 회복을 통해 조속히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는 것, 이것만이 명품 플랫폼 구하다가 존속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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