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28 TUETUESDAY, APRIL 28, 2026

'아크앤파트너스 400억 투자' 편집숍 카시나의 추락… 자회사 파산 등 유동성 위기, 자산 매각으로 '급한 불' 껐다

 '아크앤파트너스 400억 투자' 편집숍 카시나의 추락… 자회사 파산 등 유동성 위기, 자산 매각으로 '급한 불' 껐다

1997년 부산의 작은 스케이트보드 매장으로 출발한 카시나(Kasina)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한정판 협업 신발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국내 스트리트 패션 1세대 대표 편집숍으로 자리매김한 기업이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카시나가 최근 뼈아픈 투자 실패와 본업의 부진, 무리한 부동산 확장으로 인해 심각한 재무 위기에 직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25년 말 최악의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던 카시나는 결국 2026년 초 핵심 자산인 강남구 신사동 건물을 매각해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아크앤파트너스의 실탄 안고 공격적 투자… 돌아온 건 '인수회사 파산'

카시나는 지난 2022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아크앤파트너스로부터 4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신주 발행을 통해 약 25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되었고, 나머지는 구주 거래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두둑한 현금을 확보한 카시나는 2022년 축구 웹 매거진 및 풋볼 편집숍 '오버더피치'를 운영하는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를 인수하고, 한정판 스니커즈 발매 플랫폼 '슈프라이즈' 운영사인 플래튼에 지분을 투자하며 외형 확장에 나섰다. 하지만 이 투자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인수했던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가 결국 파산 절차를 밟게 되면서 카시나는 막대한 재무적 타격을 입게 되었다.

[자료: 카시나 홈페이지]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 파산으로만 136억 원 손실… 플래튼도 '휘청'

파산의 여파는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2024년 0.3억 원 수준에 불과했던 대손상각비는 2025년 무려 30.3억 원으로 폭증했다. 파산한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 약 26.6억 원을 전액 손상 처리했기 때문이다.

피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카시나가 해당 기업에 빌려준 대여금 71.9억 원과 미수이자 약 2.2억 원 역시 전액 회수 불가능 판정을 받으며, 총 74.1억 원이 영업외비용인 '기타의 대손상각비'로 인식되었다. 여기에 (주)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 지분에 대해 매도가능증권손상차손 약 35.4억 원이 추가로 반영되면서 장부가액은 '0원'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 한 곳에서만 136억 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카시나가 약 35.5억 원을 투자한 또 다른 관계사 플래튼 역시 상황은 비관적이다. 플래튼은 2024년 매출 감소와 함께 적자로 전환했으며, 2025년 6월 기준 35명이었던 직원 수가 2026년 3월에는 9명으로 급감하며 사실상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상태다.

본업 부진 속 무리한 부동산 매입… 커지는 재무 부담

투자 실패와 더불어 카시나 본체 역시 급격한 실적 하락을 겪으며 적자 전환했다. 2024년 약 432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25년 약 3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85억 원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매출총이익도 약 160억 원에서 113억 원으로 47억 원 급감했다. 24년 11억의 영업이익은 25년 84억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 하였다.

이처럼 영업 창출력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카시나는 대규모 부동산 매입을 단행하는 엇박자 행보를 보였다. 2023년 말 기준 약 63억 원이었던 유형자산은 2025년 말 약 546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는 2024년 중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성동구 성수동, 경기도 포천시 일대의 토지와 건물을 빚을 내어 집중적으로 매입했기 때문이다. 2025년 말 장부가액 기준으로 토지 약 411억 원, 건물 약 86억 원(감가상각 전 89.9억 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당기 중 매장 운영 등을 위해 약 17억 원의 시설장치 투자도 추가로 단행했다.

유동부채만 346억 원… 신사동 사옥 260억 원 매각으로 기사회생

무분별한 투자와 실적 악화는 2025년 말 기업의 존립을 위협하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번졌다. 2025년 말 기준 카시나의 유동자산은 약 124억 원에 불과했지만,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약 346억 원에 달해 지표상으로 극심한 유동성 압박을 받았다. 과거 유상증자로 쌓아둔 자본잉여금 247억 원이 무색하게도, 2025년 한 해에만 약 198억 원의 뼈아픈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이익잉여금은 완전히 고갈되어 -68억 원의 결손금으로 전환되었다.

결국 벼랑 끝에 몰린 카시나는 2026년 초 자산 매각이라는 고육지책을 꺼내 들었다. 회사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 12월 신사동 소재 토지 및 건물을 260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026년 1월 말 잔금 수령을 완료하며 현금을 확보했다. 이 매각 대금 중 150억 원을 차입금 상환에 즉시 사용하여 부채 부담을 크게 덜어냈다.

신사동 사옥 매각을 통해 2025년 말에 불어닥쳤던 최악의 유동성 위기는 일단 넘긴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본업의 수익성 회복과 남은 투자 부실의 수습 등 카시나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이동열기자

기업 재무 데이터 · 투자 리포트 · 창업 분석을 한 곳에서

Pitchdeck 체험하기

매주 엄선된 뉴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뉴스에포크 뉴스레터 · 무료 · 언제든 해지 가능

#Fashion#Start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