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SATSATURDAY, APRIL 4, 2026

[슈퍼마켓산업 점검 ②] "허리 끊어진 유통산업"… 슈퍼마켓, 쿠팡·편의점 협공에 '고사 위기'

[슈퍼마켓산업 점검 ②] "허리 끊어진 유통산업"… 슈퍼마켓, 쿠팡·편의점 협공에 '고사 위기'

SSM 연평균 성장률 -2.6% 뒷걸음질… 온라인 15% 급성장할 때 오프라인은 2% '제자리'

한국 유통산업의 '허리' 역할을 하던 슈퍼마켓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 동네 상권을 장악해 가던 편의점과 '새벽배송'을 앞세운 온라인 쇼핑몰의 파상 공세 속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유통업체 실적 자료에 따르면, 주요 슈퍼마켓(SSM)의 매출은 역성장하고 있으며 전통시장마저 빠르게 소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은커녕 생존 걱정"… SSM의 몰락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주요 유통 채널의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시장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편의점 업계는 연평균 성장률(CAGR) 5.6%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했고,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 역시 7.6%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기업형 슈퍼마켓(SSM) 3사(GS더프레시, 농협하나로유통, 롯데슈퍼)의 합산 매출 연평균 성장률은 -2.6%를 기록하며 뒷걸음질 쳤다.

특히 업체별 명암도 뚜렷했다. GS더프레시는 가맹 사업 확장을 통해 0.8%의 성장률을 유지하며 선방했으나, 농협하나로유통(-3.3%)과 롯데슈퍼(-4.8%)는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이는 대형마트(0.3%)의 정체와 맞물려 오프라인 중대형 유통 채널 전반의 경쟁력 약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부산·경남의 '탑마트', 대구·경북의 '대백마트', 광주·전남의 'Y-MART' 등 일부 지역 기반 마트들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 대다수 지역 슈퍼마켓은 SSM과 식자재마트의 확장에 밀려 설 자리를 잃거나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식자재마트가 연평균 4.0% 성장하며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한 점도 기존 슈퍼마켓에는 위협 요인이다.

사라지는 전통시장… 전국서 1만 5천 개 점포 증발

서민 경제의 바로미터인 전통시장의 쇠락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전국 전통시장 점포 수는 2015년 18만 6,620개에서 2023년 17만 1,529개로 8년 새 약 1만 5,000여 개가 사라졌다.

지역별로는 서울(-1.8%), 부산(-2.0%), 광주(-2.6%) 등 주요 대도시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점포 수가 증가한 곳은 경기(1.7%), 인천(0.7%), 강원(0.6%), 대구(0.5%), 울산(0.2%) 등 5곳에 불과해, 지방 소멸과 상권 붕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장보기는 폰으로"… 택배 이용, 경제인구 1인당 연 177회

슈퍼마켓의 위기는 소비 패턴의 근본적인 변화에서 기인한다. 과거 공산품 위주였던 온라인 쇼핑은 이제 음식료품, 생활용품, 농축산물 등 슈퍼마켓의 핵심 카테고리를 완전히 잠식했다.

이러한 변화는 택배 이용 통계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000년 경제활동인구 1인당 연간 5.0회에 불과했던 택배 이용 횟수는 2023년 177.6회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민 1인당 기준으로도 2.4회에서 100회 이상으로 늘어나, 오프라인 장보기가 택배 배송으로 대체되었음을 보여준다.

온라인 15% 뛸 때, 오프라인은 2% 턱걸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간의 성장 격차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 유통 매출은 전년 대비 15.0% 급성장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은 2.0% 성장하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오프라인 유통은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슈퍼마켓은 편의점의 근접성과 온라인의 편의성 사이에 낀 '넛크래커' 신세"라며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이나 배송 서비스 혁신 없이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진단했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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