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23 THUTHURSDAY, APRIL 23, 2026

'아이디어스' 백패커의 적자전환… 90억 삼킨 '텐바이텐'은 결국 자본잠식 합병

'아이디어스' 백패커의 적자전환… 90억 삼킨 '텐바이텐'은 결국 자본잠식 합병

핸드메이드 마켓플랫폼 '아이디어스(idus)'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백패커가 적자 전환에 자회사의 실적 악화로 인한 합병으로 혹독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창작자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디자인 커머스 플랫폼 '텐바이텐'을 야심 차게 인수했으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텐바이텐을 흡수합병하며 실패의 마침표를 찍었다. 설상가상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할 본업의 매출마저 꺾이면서 백패커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쿠팡엔 없는 수제품 팔겠다"던 백패커, 야심 찬 '스몰 브랜드 연합'의 꿈

백패커는 2012년 설립되어 공장제 대량 생산 제품이 주도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수공예품'이라는 차별화된 가치로 고속 성장해 온 스타트업이다. 핸드메이드 마켓 '아이디어스'를 중심으로 2020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인수했고, 2022년에는 창작자 후원 커뮤니티인 '스테디오'를 론칭하며 견고한 '창작자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쿠팡에서는 살 수 없는 독창적인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김동환 대표의 전략은 적중했고, 2022년 말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하며 2023년 초에는 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2023년 말, GS리테일로부터 디자인 상품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 지분을 전격 인수하며 '스몰 브랜드 연합'을 조성하겠다는 거대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출처: 아이디어스 홈페이지]

75억 원 들인 텐바이텐, 껍데기만 남은 채 백패커로 흡수합병

하지만 장밋빛 전망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백패커는 2025년 12월 31일을 합병기일(합병등기일 2026년 1월 2일)로 하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종속기업 (주)텐바이텐을 흡수합병했다.

인수 과정을 살펴보면 백패커는 텐바이텐 지분을 단계적으로 확보했다. 2023년 말 텐바이텐의 지분 80%를 20억 원에 최초 취득했고, 해를 넘긴 2024년 1월 30일, 기타 주주의 잔여 지분 20%와 텐바이텐 발행 신주를 추가 인수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 참여분 약 50억 원과 기타 취득분 약 5억 원을 합쳐 약 55억 원이 추가 투입되었다. 결과적으로 재무제표상 확인되는 텐바이텐 지분 100%에 대한 총 취득 원가는 75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텐바이텐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재무 상태였다는 점이다. 인수 시점인 2023년 말 기준, 텐바이텐의 자산총계는 약 105.6억 원, 부채총계는 약 113.0억 원으로 자본총계가 -7.4억 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백패커는 회생을 기대하며 대규모 자금을 수혈했으나, 이미 2024년에 텐바이텐의 장부금액 전액을 지분법손실로 처리해 '0원'으로 감액해야만 했다.

결국 합병 직전 텐바이텐의 식별가능한 순자산 장부가액은 약 -19.4억 원까지 추락했고, 합병 시 백패커는 텐바이텐의 자산(약 46.7억 원)과 부채(약 66.1억 원)를 장부금액 그대로 승계하게 되었다.

인수 1년 만에 매출 '반토막'… 대여금 포함 90억 원 투자

인수 이후 텐바이텐의 실적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2023년 326.3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24년 168.8억 원으로 약 48.3%나 급감하며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수익성 역시 처참해 2024년 한 해에만 44.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합병 직전인 2025년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영업수익(매출) 105.9억 원, 영업손실 -16.8억 원, 당기순손실 -17.7억 원을 기록하며 하락세가 멈추지 않았다. 매출 326억에 인수했던 회사가 2년도 안되어서 매출이 105억 원까지 하락한 것이다.

숫자로만 보면 백패커의 텐바이텐 인수는 철저한 실패작이다. 75억 원의 지분 취득 원가가 증발한 것은 물론, 백패커가 텐바이텐의 운영 자금 명목으로 빌려줬던 단기대여금 중 회수 불가능으로 판단된 17.7억 원마저 당기에 '기타의 대손상각비'로 대손 처리(미인식 지분변동액)되었다. 이 둘을 합치면 백패커가 텐바이텐에 쏟아붓고 회수하지 못한 비용은 90억 원을 가뿐히 넘긴다.

본업 '아이디어스'마저 적자… 무리한 출혈 프로모션에 수익성 '빨간불'

가장 뼈아픈 대목은 신사업 확장에 한눈을 파는 사이, 핵심 캐시카우인 백패커(아이디어스 등) 자체 실적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백패커의 개별 기준 전체 영업수익(매출)은 2024년 422.6억 원에서 2025년 354.5억 원으로 약 68억 원(16%)이나 감소했다.

매출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백패커는 무리한 출혈 경쟁을 단행했다. 2024년 47.5억 원이었던 판매촉진비는 2025년 78.8억 원으로 약 65%(31.3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81.8억 원→66.5억 원)와 지급수수료(83.5억 원→66.5억 원) 등에서 각각 15억~17억 원가량을 절감하며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판매촉진비의 증가가 이 같은 비용 절감 노력을 모두 깎아먹었다. 공격적인 할인과 프로모션으로 고객 이탈을 막으려 안간힘을 썼으나, 오히려 매출은 쪼그라들고 수익성만 심각하게 훼손되는 결과를 낳았다.

백패커의 텐바이텐 인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였으나, 텐바이텐의 계속된 실적 부진과 백패커의 매출 하락이 겹치면서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투자 실패 사례로 남게 되었다. 앞으로는 아이디어스 본연의 경쟁력을 살려 이익률을 개선하고 적자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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