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산업 점검 ②] 국내 체력단련장(헬스장)수는 역대 최대 규모](https://d1gl51xbrxoj65.cloudfront.net/uploads/1766564242592-m0ctd.webp)
행정안전부와 피치덱 등 관련 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국내 체력단련장(헬스장) 수는 1만 7,207개(누적 개설-폐업)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노래방(2만 8,014개)이나 , 2003년 대비 반토막 난 목욕탕(5,671개)과는 대조적인 성장세다.
◇ ‘수건 정리’에서 ‘세일즈 전쟁’으로... 피트니스 20년사 한국 헬스장 산업의 진화는 트레이너의 역할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PT(퍼스널 트레이닝) 개념이 희박했던 2000년대 후반만 해도 트레이너의 주 업무는 청소와 기구 관리, 수건 정리였으며, 월급은 70만 원~1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강남권에 미국식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2010년대 초반부터 PT가 본격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헬스장은 급격히 상업화되었다. 운동 전문성보다는 외모와 영업력(세일즈)을 갖춘 트레이너를 대거 채용하는 풍토가 생겨났고, 기본급을 낮추는 대신 PT 수익을 나누는 구조가 정착됐다. 이는 시장의 파이를 키웠으나, 동시에 "트레이너가 인사도 안 한다"는 소비자 불만과 과도한 영업 경쟁을 낳은 원인이 되기도 했다.
◇ 1기 호황(2000년대): ‘몸짱 아줌마’와 ‘주 5일제’가 쏘아 올린 공 한국 헬스장 산업의 첫 번째 도약은 2000년대 초반 시작됐다. 2003년,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탄탄한 복근을 자랑한 일명 ‘몸짱 아줌마’ 신드롬은 전 국민에게 ‘관리하는 몸’에 대한 열망을 심어주었다. 이어 2004년 도입된 ‘주 5일 근무제’는 직장인들에게 운동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며 피트니스 대중화의 기폭제가 되었다.
◇ 2기 호황(2020년대): ‘확찐자’의 역습과 ‘PT샵’의 분화 2020년 이후 찾아온 두 번째 호황기는 질적으로 다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활동량이 줄어 체중이 불어난 ‘확찐자’들의 다이어트 수요와, 운동 기록을 SNS에 인증하는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바디프로필’ 촬영 유행이 맞물리며 시장이 폭발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소형화’와 ‘전문화’다. 과거에는 대형 ‘퍼블릭 센터’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개인 맞춤형 지도를 제공하는 소규모 ‘PT 샵’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상호명에 ‘PT’, ‘피티’, ‘스튜디오’ 등이 포함된 업체 비중은 2015년 4.9%에서 2024년 15.87%로 3배 이상 급증했다.
◇ 5억 투자해 3만 원 받는다... ‘고비용 저효율’의 늪 현재 피트니스 시장은 전형적인 ‘레드오션’의 양상을 보인다. 소비자의 눈높이는 높아져 대당 1,000만 원이 넘는 해외 명품 머신(파나타, 해머스트렝스 등)이 필수 요소가 되었고, 이로 인해 창업 비용은 5억~10억 원대로 폭등했다. 반면, 치열한 출혈 경쟁 탓에 월 회비는 20년 전 수준인 3만~5만 원대에 머물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코로나19 이후 대형 사우나나 키즈카페가 폐업한 자리에 대형 피트니스 센터들이 우후죽순 진입하면서, 서울 메인 상권은 물론 지방 광역시까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특히 신도시 아파트 상권의 경우, 단지 내 저렴하고 접근성 좋은 ‘커뮤니티 센터’가 활성화되어 있어 섣불리 진입했다가는 고정비조차 건지기 힘든 ‘함정 상권’으로 지목된다.
◇ "지루한 쇠질은 그만"... 식어가는 바디프로필, 떠오르는 격투기 소비자 트렌드 변화도 감지된다. 팬데믹 기간을 달궜던 ‘바디프로필’ 열풍은 과도한 보정 기술로 인한 ‘CG 프로필’ 논란과 함께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추세다.
젊은 층, 특히 MZ세대는 성과가 더디고 고립감을 느끼기 쉬운 웨이트 트레이닝 대신, 즉각적인 성취감과 실전성을 느낄 수 있는 격투기나 러닝 크루 등으로 이탈하고 있다. 기존 헬스장의 무거운 분위기와 '고인물(숙련자)'들 사이에서 느끼는 위축감도 초보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국내 헬스장 산업은 기로에 섰다. 무한 경쟁과 트렌드 변화 속에서 단순한 ‘시설 임대업’ 형태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의 사례처럼 비만약 사용자를 위한 맞춤형 근력 프로그램이나, 지루함을 탈피한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하는 등 질적 전환을 이뤄내는 곳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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